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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배우
 이영애 배우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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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씨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위해 5천만원을 기부했다.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씨가 5천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에 따르면 이씨는 이미 지난 7월 이승만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발족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씨는 기부금과 함께 김황식 이사장에게 편지도 전달했다. 

이씨는 편지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께서는 과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을 단단히 다져 놓은신 분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분 덕분에 우리 가족도 자유대한민국의 품 안에서 잘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자유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의 고마움을 외면할 수 없어 건립 모금에 선뜻 참여하여야겠다는 결정을 하였다"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께서는 재임 중 잘못하신 것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잘하신 것들도 많다고 본다"며 "잘못한 것만 비난하며 국민을 갈등하게 하는 것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며 화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 평안하고 좋은 나라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우리 가족은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단에도 그분들의 고마움을 기리며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로 출동하는 토벌대를 격려하는 이승만
 제주도로 출동하는 토벌대를 격려하는 이승만
ⓒ 제주 4.3사건 진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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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씨는 이승만이 "과도 있지만"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정확히 그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이승만은 해방 이후 친일 행위와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반민족특위'를 강제로 해산시켰다. 그는 친일 부역자들을 사면하고 정부 요직에 기용했다. 이승만의 방해로 친일파 처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도 우리나라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가난하다"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특히 이승만은 제주 4.3사건을 비롯해 거창 민간인학살, 국민방위군 사건, 여순사건에서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명령권자였다. 보도연맹 학살의 경우 최대 120만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는 의견도 있다. 

또 이승만은 대규모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수도 한복판에서 살해했다. 헌법 전문에 나온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에서 말하는 불의가 바로 이승만이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은 역사 왜곡을 위한 밑거름

보수와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은 이승만을 가리켜 '건국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승만은 1948년 5월 31일 개원한 제헌국회에서 "기미년에 서울에서 수립된 민국 임시정부의 계승에서 이날이 29년 만에 민국의 부활일임을 우리는 이에 공포하며 민국연호는 기미년에서 기산할 것이요"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건국절을 주장하는 이들이 세우려는 이승만 기념관 홈페이지에도 '대한민국 30년 5월 31일'이라는 문장이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절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승만을 부정하는 말인 셈이다. 

정병욱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와 뉴라이트에서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승만 중심으로 역사를 다시 쓰려는 의도"라며 "이승만 기념관 건립과 같은 작업들의 최종 목표는 건국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영애의 '이승만 기념관 기부'가 안타까운 이유 
 
조선일보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관련 기사에 이영애씨 사진과 편지를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관련 기사에 이영애씨 사진과 편지를 소개했다.
ⓒ 조선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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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씨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 모금 운동에 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보수 언론들은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이영애'씨를 검색하면 비슷한 기사가 5건이나 나온다. 이씨의 사진까지 첨부된 기사에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범국민 모금 운동'이라며 계좌번호까지 나온다. 

이영애씨는 "잘못한 것만 비난하며 국민을 갈등하게 하는 것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며 화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이라고 편지에 적었지만 그녀의 기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해 안타까울 뿐이다. 

이씨는 왜 역대 정권에서 이승만 기념관을 건립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또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이영애, #이승만, #이승만 기념관, #뉴라이트, #건국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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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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