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에는 지역사회의 변화와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땀흘리시는 많은 분이 있습니다. '파주시민에게 듣는 희망리포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파주시민의 권익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정치가 시민속에서 어떻게 기능해야 할지 모색하고, 주민 직접 정치와 자치가 활성화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모델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기자말] |
파주시청 공공연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박보경 지회장을 만났다. 공공연대는 전국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표노조이다.
공무직 노동자의 임금개선, 처우개선, 직접고용 등의 법안발의 운동도 진행하며 전국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정규직 전환과 임금인상 등을 위한 노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14년 차 파주시청 공공연대 노조위원장으로 현재 민주노총 파주시협의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박보경 지회장을 만나 파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2010년 파주시청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공무직 노동자들이 뜻을 모았는데 노동조합을 창립하면서 지금의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공공연대 파주시청지회를 설립했습니다. 벌써 14년 차가 되었네요. 현재 민주노총 파주시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어요."
- 파주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저는 파주에서 나고 자랐어요. 파주읍 연풍리 283번지요. 지금은 큰 도로가 났지만 마을은 그대로 보존돼 있어요. 미군 부대 옆에 살았어요. 미군들을 보며 자랐죠. 돌아보면 우리 동네는 역사적 아픔이 많은 곳이었음을 알 수 있었죠.
어려서는 동네 어른들이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다니고 길마저 통제했어요. 미군들이 드나드는 장소엔 얼씬도 못 하게 했어요. 저는 딸만 다섯인 집에서 맏이로 태어났죠. 한 명 빼고 우리 자매 모두 파주에 살고 있어요. 남편, 배우자들도 다들 파주에서 만났죠."
- 파주에서 기억에 남는 활동들은 무엇인가요?
"서울에서 무역회사, 컴퓨터 관련 기업에 종사하다가 퇴사하고 지인의 소개로 파주시청에 입사했어요.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은 근무한 지 4~5년이 지난 후입니다. 조합을 처음 만들고 제 손으로 현수막도 걸어보고 도로에서 피켓을 들며 낯설어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한 번, 두 번 우리의 문제,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고 나서다 보니 어느덧 14년 차가 되었네요.
저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후 월급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노조 활동 내내 임금문제 해결은 항상 우선 과제이죠. 식비 문제로 청사 구내식당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하던 일은 정말 잊을 수 없어요. 당시 공무원은 12만 원의 식비를 지원받고, 공무직은 9만 원만 지원받았어요.
'우리가 쌀을 사면 100원이고 공무원이 쌀을 사면 200원이냐'며 조합원들이 성토하기 시작했어요. '식당에 가면 순댓국 한 그릇 똑같은 값에 먹지, 공무원은 더 비싸게 밥 먹나?' 밥이라도 차별 없이 먹자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빗발친 거죠. 노동환경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싶었어요."
"하지 않아도 되는 일로 치부되는 노조와의 소통, 바뀌어야"
- 공공기관에서 조차 노동환경의 차별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많은 공공기관 현장의 노동자가 잘못된 노동조건과 고용의 문제를 제기하면 '가만히 있어라, 싫으면 나가라' 식의 관행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노조와의 교섭, 소통, 상생은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 하기 싫은 일로 치부되는 노동 경시의 태도가 만연한 것 같아요.
이것을 바꾸고 싶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민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할 수 없는 오랜 관행을 쫓는 경우들도 많아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는 것, 그것이 공공기관의 책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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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와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파주 변화를 위해 시민의 제안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파주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하겠지요. 고향인 파주의 역사적, 지리적 특수성이 훼손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읍면 지역의 인구수는 지속해 감소하고 있어요. 읍면 지역까지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지역에만 주택이 과밀 되지 않고 농촌이나 도서벽지에도 주거 주택 정책 및 환경보존 정책이 수립되면 좋겠습니다."
- 내가 파주시장이라면 당장 무엇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교육과 문화에 대한 시책, 주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이용할 수 있는 사업과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교육 뿐 아니라 살아가는 지역에서 다양한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들을 접하면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도 키우고 행복지수도 채워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 문화를 누리기 위해 대도시로 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아닌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릴 수 있는 평생교육과 문화복지가 더 많이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보경 지회장은 현재 파주시청과 노동정책과 신설 및 생활임금 적용 확대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보경 지회장은 파주시의 희망은 백년지계 교육의 변화와 노동자가 살기 좋은 곳 만들기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파주673시민자치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