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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8일은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한 지 14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곳 광주하면 자연스레 연관 검색어처럼 민주화의 성지, 5·18 민주항쟁, 김대중이 떠오른다.

오후 2시 서거 14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광주광역시 금남로 전일245빌딩 9층 다목적홀을 찾았다. 9층 행사장을 들어서자 방송국, 언론사 취재진들과 이들이 설치한 카메라가 가득하여 제법 규모있게 추모식이 열림을 짐작하였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될 시간이 다 되어가도 객석은 채워지지 않았고, "자리가 너무 비어 있어 카메라 앵글 각이 안 나온다는 방송국 기자의 애로가 있으니 중앙으로 모여 앉아주시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거듭된 안내 협조 멘트만 들려온다. 
 
김대중 서거 14주기 추모식
 김대중 서거 14주기 추모식
ⓒ 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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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추모식은 시작된다. 이곳 광주는 민주당 텃밭이라 선출직 공직자 절대 다수가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 내빈을 보니 선출직 공직자 중 강기정 현 광주광역시장, 추모식장이 지역구인 민주당 광주동남을 지역위원장인 이병훈 의원이 전부다.

선거 때만 되면 김대중 정신을 외치며 지지와 당선을 호소하던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직접 참석자 수를 세어보니 취재진과 행사 관계자들을 제외한 순수 추모객들은 90명을 넘지 못했다.
 
김대중 서거 14주기 추모식. 앞 자리 귀빈석
 김대중 서거 14주기 추모식. 앞 자리 귀빈석
ⓒ 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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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작년 13주기 추모식은 어땠을까?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에 소재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100여명 남짓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선출직 공직자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었다.

현 강기정 시장도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의 추모사 대독으로 참석을 대신하였다. 올해 장소를 전일빌딩으로 옮긴 것은 사실상 추모행사의 축소를 의미한다. 기우이기를 빌면서 행사가 폐지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 '서생적 문제 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주문했다. 누구보다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행동으로 보여줬던 것들을 계승 체화하여 수준 높은 정치의 길을 가야할 책임이 있는 광주 지역 정치인들에게는 요원해 보이며, 현실 정치에 영향력이 있나 없나를 쟤는 상인적 현실 감각만 특출해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추모식 후 광주광역시가 후원하고 김대중 광주추모사업회가 주관하는 '후광학/후과학파 창시가 시급하다'라는 주제의 강연회도 한다. 이런 새로운 학문 창시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이 지역 정치인들의 진정성 회복이 우선해 보인다.

후광은 김대중 대통령의 호이다. 본래는 조선 왕실의 땅이었으며, 대한제국 고종의 고명딸인 덕혜옹주의 소유였다가 덕혜옹주가 소 다케유키와 결혼하여 소유권이 일본제국 동양척식주식회사로 넘어간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서 출생하여 유래한다. 

거리엔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요란하다. 
 
현수막
▲ 김대중서거14주기 추모식 현수막
ⓒ 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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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대중, #김대중추모행사, #김대중서거14주기추모식, #김대중정신, #김대중서거14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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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광주광역시 소재 매월동에서 중고차매매업에 종사중이며 거주지는 인근 화순군에 있습니다.사회부조리에 관심이 많으며 나눔과연대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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