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 오피스텔에서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 단 2명이 속전속결로 KBS과 MBC 이사진 교체에 나섰다. 야당들은 여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5인 합의제'라는 방통위의 기본 틀 자체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9일 '세월호 유족 폄훼'로 물의를 빚었던 차기환 변호사를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KBS 이사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윤석열정권 언론장악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방통위가 방송장악에 나선 윤석열 정권의 첨병 역할을 하며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야권 성향 이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해임을 밀어붙이는 방통위가 사전 절차도 무시하고 정권이 낙점한 인사들을 비공개 회의에서 의결한 것"이라고 비판성명을 냈다.

야4당 공동대책위는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은 조선일보 방일영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고 '삼성에서 관리하는 판사'로 지목된 인물이고 차기환 변호사는 5.18 역사를 왜곡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극우 편향적 시각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이사로서는 부적격인 인물들을 절차로 무시하고 정권이 낙점한 인물들로 교체하는 것은 방송장악 의도 외에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2인 방통위의 폭주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통위원 2인만으로 내린 결정, 모두 무효" 비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도 논평을 내고 "오늘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 2인은 KBS·MBC 방문진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러한 직권남용은 방통위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합의제 기관 포기 선언"이라며 "방통위원 2인만으로 내린 결정은 모두 무효"라고 했다. 또 후보들의 부적격함을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위법한 KBS·MBC 방문진 이사 해임과 보궐인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언론장악 기술자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앉히기 위해 꽃길이라도 깔아주려는 의도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게 법과 절차는 요식행위에 불과한가"라며 "방송장악을 위해서 임명절차도 무시한 채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의 뻔뻔함에 기가 찬다"고 했다. 또 "공영방송은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만 국민에게 읊어주는 확성기가 아니다"라며 "막무가내 방송장악 시도는 정권의 몰락을 향한 폭주가 될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원래 5인 체제지만 한상혁 위원장 면직, 최민희 내정자의 임명 지연 등으로 현재 김효재 위원장 대행, 김현, 이상인 상임위원 등 3인 체제다. 김현 위원의 경우 9일 KBS와 MBC 방문진 보궐이사 추천 및 임명 안건을 사전보고 없이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