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마 르마르가 골을 넣은 뒤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7.27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마 르마르가 골을 넣은 뒤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7.27 ⓒ 연합뉴스

 
이것은 그냥 올스타전이 아니었다. 프로축구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양 팀 같은 점수로 끝날 경우 이벤트성 승부차기까지 이어질 분위기였지만 추가 시간 믿기 힘든 극장 결승골이 터졌으니 모든 선수들이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아낸 것을 입증한 셈이다. 뛰는 선수들도 즐거워 보였고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58,903명 축구 팬들도 박진감 넘치는 모든 순간들을 즐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팀 K리그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쿠팡 플레이 축구 시리즈 1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3-2 펠레 스코어로 이겨 많은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창근의 슈퍼 세이브, 이순민의 짜릿한 역전 결승골

지난 시즌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위(77점 23승 8무 7패 70득점 33실점)로 2위 레알 마드리드 CF(78점 24승 6무 8패 75득점 36실점)와의 격차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조직력은 역시 탄탄했다. 간판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과 알바로 모라타가 앞장섰고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코케가 월드컵 챔피언 데 폴(아르헨티나)과 함께 중심을 잡아주었다. 악셀 비첼은 멀티 플레이어에 어울리게 센터백 역할을 맡았다.

게임 시작 후 12분 18초 만에 빠른 역습이 먹히며 토마 르마르가 왼발 발리슛 첫 골을 뽑아냈으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완승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팀 K리그도 그냥 들러리 서기 위해 나온 선수들이 아니었다. 수비 조직력을 갖춰 과감하게 덤볐고 모라타의 골이 들어갈 때마다 오프 사이드 라인을 기막히게 만들어 세 번이나 부심의 깃발로 골 취소 사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의 슈퍼 세이브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전반전 초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 폴의 중거리슛을 몸 날려 막아낸 것은 이창근 세이브 쇼의 시작일 뿐이었다. 사무엘 리노의 골문 앞 오른발 슛(19분) 순간에는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막아냈고, 동료들과 어울려 완벽한 패스 조직력을 자랑한 40분에도 사무엘 리노가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헤더 슛을 날렸는데 이창근은 자기 왼쪽으로 날아서 그 공을 기막히게 쳐냈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경기. 팀 K리그 배준호가 AT마드리드 악셀 비첼을 앞에 두고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2023.7.27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경기. 팀 K리그 배준호가 AT마드리드 악셀 비첼을 앞에 두고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2023.7.27 ⓒ 연합뉴스

 
이창근의 활약 덕분에 1골만 내주고 전반전을 끝낸 팀 K리그는 후반전에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들여보내 판을 뒤집기 시작했다. 49분 5초에 세징야(대구 FC)의 프리킥을 받은 안톤(대전하나시티즌)이 절묘한 백 헤더 동점골을 뽑아낸 것이다. 폭 넓은 공격 범위를 자랑한 제카(포항 스틸러스)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따라잡지 못한 제르소(인천 유나이티드)도 조금씩 실력들을 빛내기 시작했다. 

이대로 싱거운 승부차기를 맞이하기 싫었던 양 팀 선수들은 후반전이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84분 44초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추가골이 터졌다. 앙헬 코리아의 왼쪽 끝줄 앞 크로스를 카를로스 마르틴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차 넣은 것이다. 

그래도 남은 시간이 있었기에 팀 K리그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2분 뒤에 제르소가 빠르게 빠져들어가며 산티아고 모리뇨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이 기회를 팔로세비치(FC 서울)가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은 것도 모자라 후반전 추가 시간에 믿기 힘든 대역전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추가 시간 5분 중에서 3분 5초가 흘렀을 때 이순민(광주 FC)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문 오른쪽 구석 하단을 꿰뚫은 것이다. 제르소가 내준 공을 향해 반원 안으로 빠져들어간 타이밍이 기막혔다. 과거 올스타전 이벤트처럼 한 번 모여 왁자지껄 떠들며 뛰는 판이 아니라는 것을 이 역전 극장골 순간이 말해준 셈이다.

이제 팀 K리그 선수들은 각자 소속 팀으로 돌아가 휴식기 이후 더 뜨거워질 리그 일정을 준비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오는 30일 오후 8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물론 트레블 위업을 이룬 맨체스터 시티 FC(잉글랜드)와 같은 장소에서 만난다.

2023 쿠팡 플레이 시리즈 1 결과
(7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팀 K리그 3-2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득점 : 안톤(49분 5초,도움-세징야), 팔로세비치(88분 12초,PK), 이순민(90+3분 5초,도움-제르소) / 토마 르마르(12분 18초), 카를로스 마르틴(84분 44초,도움-앙헬 코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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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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