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회동 전 악수하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 열린 이날 회동에서 튀르키예는 스웨덴 나토 가입 동의를 위한 마지막 절차인 의회 가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 리투아니아서 악수하는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회동 전 악수하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 하루 전 열린 이날 회동에서 튀르키예는 스웨덴 나토 가입 동의를 위한 마지막 절차인 의회 가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 EPA=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각)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튀르키예가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자국 의회에 제출하고, 비준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분명한 약속(clear commitment)이 있기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튀르키예가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비준을 위해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보장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나토 가입의 완전한 비준을 향해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라며 "스웨덴에 있어 매우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200년 군사중립 버리고 나토 가입 '초읽기'

튀르키예의 입장 변화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찬성하는 조건으로 돌연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내거는 '돌발 제안'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투아니아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튀르키예는 50년 넘게 EU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라며 "거의 모든 나토 회원국이 EU 회원국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라며 "그러면 우리도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제안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협을 느낀 스웨덴과 핀란드는 200년 넘게 이어온 군사중립 노선을 버리고 나토 가입에 나섰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핀란드의 가입은 찬성한 반면에 스웨덴에 대해서는 자국 안보 위협 세력인 테러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우호적이고, 이슬람 경전 '꾸란' 소각 시위를 승인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가입을 반대해 왔다.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려면 튀르키예를 비롯한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을 얻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정상이 합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 성명에는 "스웨덴은 쿠르드민병대(YPG), 쿠르드민주연합당(PYD), 페토(FETO) 등 쿠르드 단체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튀르키예의 EU 가입은 나토와 상관없는 문제이지만, 스웨덴이 EU 회원국으로서 튀르키예의 가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EU 가입' 승부수 던진 튀르키예... 에르도안 '외교적 승리'

이에 따라 튀르키예가 나토 가입 거부권을 내세워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사무총장의 발표 내용을 환영한다"라며 "유럽-대서양 지역의 방어 및 억지력 강화를 위해 튀르키예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2004년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가입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특히 EU는 2016년 쿠데타 미수 사태 이후 에르도안 정권이 국민 기본권을 크게 제한한 것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튀르키예가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서 EU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EU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제안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논란도 예상된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스웨덴은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라며 "다른(튀르키예의 EU 가입) 질문은 이것과 관련이 없으므로 서로 연결 지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다나 스피난트 EU 집행위 부대변인도 "EU는 매우 구조적인 확장 절차를 갖고 있다"라며 "가입 후보국은 물론이고 아직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지 않은 국가들이 해야 할 명확한 단계가 있다"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태그:#튀르키예, #스웨덴, #유럽연합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