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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측에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지급할 판결금을 법원에 공탁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적 효력과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2023.7.4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측에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지급할 판결금을 법원에 공탁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적 효력과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2023.7.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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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계속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을 상대로 배상금 공탁을 신청하고 있지만, 전국의 여러 법원은 잇따라 퇴짜를 놓고 있다.

정부는 일본 기업이 내야 하는 배상금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지원재단)이 마련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내용의 '제3자 변제' 방식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제동으로 정부의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밤 대법원에 따르면, 지원재단이 공탁자로 등록된 사건은 모두 9건(반려 1건(이춘식) 제외)이다. 이 가운데 불수리 결정은 4건이다. 광주지방법원(양금덕), 전주지방법원(고 박해옥 유족), 수원지방법원(고 정창희·박해옥 유족)이 지원재단의 공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머지 5건은 정부가 5일 공탁을 신청한 사건으로, 현재 심사가 진행중이다.

지난 3일 광주지방법원이 처음 불수리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지원재단의 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명확하게 함에 따라 민법 제469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한 것이다. 이 조항은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제3자가 변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원재단을 통해 이의신청을 했지만 공탁관은 "이유 없다"면서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광주지방법원 단독재판부가 공탁을 받아들일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5일에는 수원지방법원과 전주지방법원에서 잇따라 불수리 결정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은 지원재단의 고 정창희 할아버지·박해옥 할머니 유족에 대한 공탁 신청을 두고 역시 민법 제469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방법원에서는 고인(고 박해옥 할머니)을 피공탁자로 할 수 없다면서 보정권고를 했지만, 정부가 기한 내에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불수리 결정으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외교부는 "고인에 대한 공탁 신청을 통해 파악한 상속인들에 대하여 별도로 공탁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5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1건)과 평택지원(2건), 전주지방법원(2건)에도 피해자 유족 등을 상대로 공탁을 신청했고, 현재 각 법원 공탁관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6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정부는 그동안 '제3자 변제'가 가능하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면서 "법원의 줄줄이 불수리 결정은 외교부가 자초한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지원재단에서 광주지방법원 공탁관의 불수리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외교부가 받은 법률검토의견서를 냈을 것"이라면서 "결국 공탁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교부가 부실하고 검증되지 않은 법률 검토를 통해 민법의 명문 조항을 뛰어넘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을 상대로 공탁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4일 오후 외교부앞에서 ‘대일굴욕외교, 역사정의-피해자 인권 짓밟은 윤석열 정부 규탄 - 공탁 철회 긴급기자회견’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을 상대로 공탁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4일 오후 외교부앞에서 ‘대일굴욕외교, 역사정의-피해자 인권 짓밟은 윤석열 정부 규탄 - 공탁 철회 긴급기자회견’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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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공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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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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