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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장관 사퇴 퍼포먼스
 환경부장관 사퇴 퍼포먼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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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와 승촌보를 둘러보았다. 보 처리방안에 대한 결정이 마무리됐지만 금강과 마찬가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현장이었다.

4일 죽산보에서 내리자마자 시골의 두엄냄새가 엄습해왔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해체가 결정된 죽산보는 수문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였다. 대규모 둔치가 조성돼 있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았다. 

죽산보와 승촌보는 모두 본래 물길이 있었고, 이를 돌려 직선화하면서 현재 모습이 됐다고 한다. 4대강 사업과정에서 직선화 이전의 물길을 습지나 섬의 형태로 조성했지만 현재는 흔적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승촌보는 죽산보에 비해 나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밥알 모양을 상징하는 형태로 조성됐다고 한다. 현장 답사를 함께한 광주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함께 현장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 퇴진과 보해체 푯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승촌보는 상시개방, 죽산보는 해체가 결정됐지만 아직도 수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가 개방된 상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때문에 모래톱과 자갈밭도 볼 수 없고 발을 담글수도 없다. 물을 손에 대는 것도 어렵고, 접근조차 차단돼 있다.

영산강 수문도 개방됐다면 작은 습지와 모래톱 그리고 다양한 생명들이 돌아왔을 것이다. 어쩌면 금강보다 훨씬 빠르게 복원이 가능할 수도 있어 보였다. 하구와의 거리가 가깝고, 둔치의 경우 금강에 비해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훨씬 더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언제 실행될지 모를 일이다.
 
오기된 흰목물떼새 사진
 오기된 흰목물떼새 사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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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촌보문화관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여러 홍보내용을 만났다. 건설 당시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유지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졸속으로 만들었는지 흰목물떼새라고 붙은 사진에는 꼬마물떼새가 있었고, 4대강 사업으로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돌아온다는 내용도 있었다. 모래에서 서식하는 흰수마자가 돌아와야 한다고 써 있지만 보는 이런 모래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미시적인 오류들이야 현재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환경부가 보 활용론을 설파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실제 활용해 용수를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보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녹조와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 붉은깔따구의 창궐을 다시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보

더욱이 감사원은 정치감사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4대강 감사를 시작했다. 보 해체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 놓고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환경단체는 받아들이고 있다. 보 해체 결정 당시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는 경제성·환경 분석, 여론 등을 종합하는 과정을 밟았다.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를 해체, 부분해체, 상시개방하기로 결정하는 데만 3년여가 걸렸다.

MB정부는 한반도 대운하를 포기하고 약 4개월 만에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꿔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4대강 전체의 환경영향평가를 약 4개월 만에 졸속으로 마쳤다. 사업은 입찰을 받은 건설사에게 통으로 진행시키는 턴키방식을 채택하면서 강행했다.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됐고 사회갈등은 매우 심각했다.

이것과 비교하면 해체 결정 과정은 느리고 지난하게 진행됐다. 4대강 사업의 강행과과 비교하면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됐고, 여러 선행과정들을 거쳤다. 4대강 사업착수 과정과 해체 결정 과정을 단순비교하면 무엇이 잘못된 결정이었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영산강의 2개 보는 물관리위원회가 보 해체와 상시개방을 결정했음에도 금강처럼 수문도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수위를 일부 낮추긴 했지만 매우 부족하다. 다행히 물이 흘러가면서 과거처럼 녹조가 창궐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다. 하지만, 금강처럼 자연성이 회복되는 과정을 눈으로 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낙동강은 아직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한 채 여전히 여름이면 곤죽이 되는 녹조를 걱정하고 있다. 녹조의 독성이 주변의 농작물에서도 확인되고 다른 형태의 검사방식이지만 수돗물에서도 검출되면서 수질의 안정성은 위협받고 있다. 현장에서 보면, 보는 활용할 게 아니라 최소 수문을 개방하고, 평가를 통해 해체를 해가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흐름은 시대를 역행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맑은 강, 생명이 살아가는 강, 안전한 강이 되기를 바란며, 보 활용론이 중단되기를 희망한다.

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광주, #승촌보, #죽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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