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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어업인들이 2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전남 어업인들이 2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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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혀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무대책, 정부는 어업인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23일 오전 10시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

전복과 미역, 다시마, 김, 어류 등을 양식하는 어업인들의 단체인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렸다.

부두에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와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는 우리 정부를 규탄하는 어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쉴새 없이 울려퍼졌다.

수산물 생산 전국 1위 전남 어업인들 "어업인 희생 강요 말라" 
 
23일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항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전남 어민 집회.
 23일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항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전남 어민 집회.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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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앞 광장은 완도, 진도, 해남, 장흥을 비롯한 전남 각지에서 모인 어민들로 가득찼다. 부두 앞바다에는 어민들의 해상 시위를 위해 준비된 어선 200여척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조업 도구가 실려 있어야 할 어선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 반대'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집회 무대 주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서명 접수 창구에는 어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상 시위에 앞서 부두 앞 광장 무대에선 어민과 정치인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23일 오전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 앞에서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렸다.
 23일 오전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 앞에서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렸다.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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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각성할 게 아니라 아예 퇴진하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강행은 일본이 전세계를 상대로 제3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를 성토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광장은 어민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 완도군연합회 차민진 회장은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왜 우리 국민과 어업인들이 피해와 함께 수산물 섭취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가"라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일본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해양법 위반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투기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하고, 자국 영토에 보관하라"고 요구했다.
  
23일 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서 어민들이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 조업 중 잘린 손가락으로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 23일 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서 어민들이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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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회장은 이어 "우리 정부는 어업인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해양 투기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일본의 오염수 방류 행위를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을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라"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무려 130만t이나 30년에 걸쳐 방류한다고 한다"며 "방류가 현실화되면 우리 어업인, 수산인들이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이제라도 방류 반대 입장을 내놓고, 일본 정부를 향해 어업 피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경기 남양주시병) 역시 "우리 국민 80% 이상이 반대하고, 일본 어민의 결사 반대로 일본 정부마저 정치적 부담을 느끼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제대로된 입장 표명조차 없다"며 "반대 입장이 아니라 총리가 나서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23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해상 시위를 위해 전라남도 완도항을 나서는 어선을 지켜보는 어민들.
 23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해상 시위를 위해 전라남도 완도항을 나서는 어선을 지켜보는 어민들.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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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업인 김하식(51·전라남도 장흥군)씨는 "어민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서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왔다"며 "원전 사고로 생겨난 방사능 오염수를 일본이 일방적으로 바다에 투기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라고 소리쳤다.

김씨는 "올봄에 일본 총리와 대통령이 정상회담도 하지 않았는가"라며 "우리 국민은, 어업인은 아우성인데, 일본 앞에서 한마디 말도 못하는 대통령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며 손바닥으로 가슴을 내리쳤다.

"일본 앞에서 한마디도 못하는 대통령, 화가 치민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전남지역 어민 800여명이 참여했고, 어선 250여척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완도항 시위를 시작으로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연합회 산하 시군 연합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규탄 시위를 각지역에서 잇따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3일 전라남도 완도항 앞바다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를 위한 해상 시위를 벌이는 전라남도 어민들.
▲ 정부는 어민 생존권 보장하라 23일 전라남도 완도항 앞바다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를 위한 해상 시위를 벌이는 전라남도 어민들.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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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남도 수산물 생산량, 생산액은 전국 1위다. 도내 생산량과 생산액은 각각 198만t, 3조1000억 원으로 전국 생산량(338만t)의 59% 생산액(7조 9583억 원)의 39%를 차지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7월을 전후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겨난 오염수 132만t을 30년에 걸쳐 바다로 방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한 뒤 방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어민을 중심을 해양 방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남지역 어업인들이 2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전남지역 어업인들이 23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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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어민시위, #해상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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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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