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삼성과의 안방 3연전을 쓸어 담으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터트리며 9-3으로 승리했다. 1-3으로 끌려가던 6회 말 공격에서 무려 8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를 거둔 LG는 4연승을 달리며 이날 kt 위즈에게 3-7로 패한 SSG 랜더스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37승2무23패).

LG는 선발 임찬규가 5이닝5피안타4사사구1탈삼진3실점을 기록했고 6회에 올라온 두 번째 투수 이정용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면서 시즌 3번째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6회 3-3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문성주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3,4번 타순에서 6안타5타점4득점을 합작했다. 특히 LG로서는 5월에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던 '230억의 사나이' 김현수가 부활한 것이 더욱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3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LG 김현수가 1타점 동점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3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LG 김현수가 1타점 동점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 번의 FA로 230억 원 대박 계약

LG는 2017년 정규리그 6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후 양상문 감독(SPOTV해설위원)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삼성의 통합4연패를 이끌었던 '야통' 류중일 감독(국가대표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KBO리그에서는 흔히 새 감독이 들어오면 구단에서 '부임선물'로 FA선수를 영입하는 게 전통처럼 굳어지고 있는데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말랐던 LG에서도 류중일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거물 FA'를 영입했다.

그 해 겨울 FA시장에는 투수보다는 야수 쪽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LG가 주목한 선수는 2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타격기계' 김현수였다. LG는 4년 115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오랜 기간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김현수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LG 입장에서는 라이벌 구단의 전력을 약화시키면서 중심타선을 보강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입이었다.

결과적으로 LG의 김현수 영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김현수는 이적 첫 시즌부터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362 20홈런101타점95득점의 뛰어난 성적으로 커리어 두 번째 타격왕에 오르며 LG를 가을야구에 복귀시켰다. 김현수는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추며 타자들의 성적이 대폭 하락했던 2019시즌 11홈런82타점으로 주춤(?)했지만 2020년 타율 .331 22 홈런119타점으로 다시금 '타격기계'의 위용을 회복했다. 

FA 계약 후 3년 동안 505안타53홈런302타점268득점으로 맹활약한 김현수는 두 번째 'FA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2021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김현수는 2021년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85 17홈런96타점70득점으로 2008년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다른 선수였다면 베테랑 타자로서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 할 수 있지만 '김현수이기에' 만족하기 힘든 시즌이었다.

김현수는 국내에서 두 번째 FA를 앞두고 '타격기계의 건재'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지만 LG로서는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 물론 LG 만큼 김현수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 없어 김현수의 LG 잔류 가능성은 높았지만 4년 전만큼 좋은 대우를 받긴 어려울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LG는 팀의 간판타자 김현수에게 4+2년 최대 115억 원이라는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계약기간도 늘고 옵션도 붙었지만 총액만 놓고 보면 4년 전과 같은 액수였다.

최근 6경기 .375 1홈런6타점5득점 맹타

두 번의 FA계약으로 '230억의 사나이'가 된 김현수는 작년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86 23홈런106타점78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2년 연속 3할을 넘지 못했지만 팀 내 홈런2위,OPS(.848) 1위, 안타(150개) 2위, 타점1위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김현수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장타를 하나도 기록하진 못했지만 타율 .412(17타점7안타)로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LG는 채은성(한화 이글스)과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FA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김현수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는 뜻이다. 김현수는 4월 한 달 동안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80타수32안타) 1홈런17타점14득점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으로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함께 시즌 초반 LG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5월 들어 김현수는 믿을 수 없는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5월 21경기에 출전한 김현수는 타율 .148(81타수12안타)무홈런5타점5득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LG타선의 '구멍'으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6월 들어서도 4경기에서 16타수1안타로 타격감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고 이에 염경엽 감독은 부진한 김현수를 3경기 연속으로 선발은 물론 대타로도 내보내지 않는 '충격요법'을 사용했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다. 지난 9일 한화와의 복귀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현수는 복귀 후 6경기에서 24타수9안타(타율 .375) 1홈런6타점5득점으로 타격감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특히 15일 삼성전에서는 0-3으로 끌려가던 3회 추격의 솔로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6회에는 빅이닝의 시작을 알리는 안타와 6회 7번째 점수가 되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4월18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일주일 만에 타율을 .015나 끌어올렸지만 타율 .269 2홈런31타점25득점의 성적은 아직 1위 팀 LG의 간판타자이자 '230억 사나이' 김현수의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김현수가 휴식 후 출전한 6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특유의 몰아치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김현수가 5월의 부진을 씻고 '타격기계'의 위용을 회복한다면 LG가 그토록 바라던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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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김현수 230억FA 3안타2타점3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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