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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활동가와 녹색당 활동가들은 2021년 10월 포스코 국제회의장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150만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상현 활동가는 포스코의 기후위기 책임을 고발한 직접행동에 대한 유죄 판결에 불복하여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4월 18일~5월 2일 15일동안 노역을 수행합니다. 이에 기후재판 시민불복종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기후정의와 시민불복종·직접행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상현 활동가의 노역 기간동안 연재합니다.[편집자말]
 수소환원제철포럼의 단상에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발언을 하다 끌려가고 있는 활동가.
  수소환원제철포럼의 단상에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발언을 하다 끌려가고 있는 활동가.
ⓒ 포스코 기후재판 시민불복종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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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총 세 건의 기후재판이 진행중이다. 환경 활동가들이 기후위기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포스코가 주최한 수소환원제철포럼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킨 집권여당 당사에서, 베트남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두산 중공업의 본사에서 비폭력 직접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중 두 건의 재판은 판결문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행동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재판의 피고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했던 이들이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동안 착실히 법과 제도 안에서 기후위기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온 힘을 다해서 정치인들에게 현실적인 기후정책을 수립하라고 외쳤지만 기후위기는 가속화 되었다. 

이렇게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평범한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권력이 정해놓은 작은 장치들 안에서 목소리 내는 것에 만족하며, 다가오는 거대한 재난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가?

4~5년에 한번, 객관식 답지에 의견을 내는 투표만으로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 체제가 변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기후가 바뀐다. 

NASA의 과학자 피터 칼머스는 "과학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기후위기를 증명하는 과학 논문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리로 나서 당장 행동하라고 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영상 <전 세계 과학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고 해고된 이유> 출처 : SBS뉴스)   영국에서는 2019년 멸종반란 영국 활동가들이 석유대기업 Shell 본사에서 스프레이를 뿌리고, 출입문을 봉쇄한 직접행동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명백한 사유지 침입, 기물파손에도 '무죄'가 선고된 이유는 배심원들이 활동가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생태학살을 저지르는 Shell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가들의 행동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데모하는 게 천벌 받으면은 데모하게 만든 사람들은 무슨 벌 받습니까?"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변호인>에서 박진우(임시완 분)가 송우석(송강호 분)에게 한 말이다. 단상위에서 잠시동안 "지구에 대한 생태학살을 멈추라" 외친 행동이 유죄라면, 우리 공동의 집 '지구'의 절멸을 가속화시킨 당사자들은 어떤 벌을 받는가?

기후위기는 조용하고 느린 학살이며, 이 학살은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의 삶부터 잔인하게 파괴한다. 이 거대한 학살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이러한 범죄를 방관한다면, 그것은 역사 앞에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진정한 '범죄자'가 될 것이다.

지구라는 함선은 '기후위기'라는 항로를 따라 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 잘못된 폭주기관차를 멈추는 브레이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 마지막 기회의 시대를 살 고 있는 우리가 직접 행동할 때에만 이 긴급한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멸종반란 차랑 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


태그:#기후위기, #멸종반란, #변호인, #기후재판, #생태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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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판 시민불복종 연대모임’(이하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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