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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노인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며 연령 기준 개편에 나설 뜻을 밝힌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노인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며 연령 기준 개편에 나설 뜻을 밝힌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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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가 심화하는 가운데, 65세 이상 무임승차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의견이 분분하다. ▲70세로 나이 상향 ▲70세로 나이 단계적 상향 ▲무임승차 폐지 ▲영국처럼 출근 시간에는 제한 ▲부채를 세금으로 충당 ▲요금 인상 등의 방안이 언급된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는 고령자도 운임을 부과하고, 수요가 적은 한가한 시간대에는 지하철 운행을 감차하는 방식으로 절충하면 어떨까. 현행 65세를 70세로 강화하는 방안은 현재 65~69세 노년층이 실제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경우가 드물고 자녀의 용돈이나 연금 등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현실적으로 부담이 클 듯하다. 그리고 직장이 있어서 출·퇴근 시간대에 전철을 이용해야 하는 어르신은 차비를 내고 타면 된다.

아울러 복잡한 출·퇴근 시간대에 무임승차를 제한하면 분산 탑승을 유도하여 지옥철에서 탈출해 안전한 지하철 승·하차와 운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 중엔 고령층의 무임승차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러시아워에 지하철 압사 사고를 막고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싱가포르의 얼리버드, 칠레의 출입구 통제, 일본의 음식 쿠폰 증정, 일부 국가의 출·퇴근 시간 변경 등의 정책 사례는 있다. 

국가는 교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65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증 반납을 장려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지자체별 연령·혜택은 상이하나, 서울시는 70세 이상으로 혜택은 10만 원 교통카드, 수도권 등은 65세 이상으로 혜택은 서울시와 같다. 65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증 자격 유지 검사도 하는데, 주로 운송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65~69세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실시한다.

이렇듯 국가에서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방지, 안전 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증가세이며 면허 반납을 위한 혜택과 복지도 미흡한 실정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고령자의 버스 무임승차 제도도 없다. 그러므로 지하철은 기존대로 65세 이상 무임승차로 유지하되, 출·퇴근 시간대에는 노령층도 유상 탑승을 하는 대안이 고령자 운전면허증 반납, 정년 60세 연장법, 연금 정책 등의 현행 제도와도 상호보완적이며 실용적일 듯하다.

정부 및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서울시가 무임승차 연령과 함께 적자 보전을 위한 예산, 요금 인상 등의 현안을 논의하였으나 이견으로 난항이다. 서울교통공사도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구조조정 등이 거론되며 총파업, 공사채를 발행하는 등 영업손실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고령자 무임승차 나이 범위를 축소한다고 해서 손실 비용에서 승차 비용의 점유율이 커지진 않을 듯하다. 이를테면, 원래 100명이 탑승했는데 무임승차 규정을 강화해서 일반승객과 무임승차 승객 70명에 무료니까 그냥 탔던 20명을 제외하고 유료 고령 승객 10명이 추가된다고 가정해 보자. 지하철 운송원가는 2021년 기준 1인당 1988원이니 현재 1250원인 요금을 300원 인상하여 1550원으로 책정해도 역부족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지하철의 만성 적자를 해결할 수 있을까. 통상 지하철에 아무리 많은 인원이 탑승해도 운행 비용은 변동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는 고정비용으로 일정하겠지만 수송 인원이 많아지면 추가 전력 요금이 발생한다. 또한 탑승객이 감소할수록 운송원가는 높아지고 탑승객이 증가할수록 운송원가는 낮아진다. 그리고 지하철 1칸의 정원은 약 160명이다. '지옥철'로 규정하는 기준은 혼잡률 150%를 넘을 때, 즉 1칸에 240명 이상 탑승할 때를 말한다.
 
사진은 휴대전화로 국내 1위 포털사이트에서 '홍대입구역'을 검색한 것이다. 지하철 운행 시간표를 보면 빠르면 2분, 보통 5분 안팎의 배차 간격을 알 수 있다.
 사진은 휴대전화로 국내 1위 포털사이트에서 '홍대입구역'을 검색한 것이다. 지하철 운행 시간표를 보면 빠르면 2분, 보통 5분 안팎의 배차 간격을 알 수 있다.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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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근본적인 운영비용 절감 차원에서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수요가 적은 여유 있는 시간대에 10번 운행하던 열차를 9번으로 줄이면 어떨까. 정원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빈자리가 많은 열차를 감차하는 방법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며 지속 가능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전철도 자동화 시스템화 되어 있어서 인력 감축 없이도 가능할 듯하고, 감차 시 안전 보강 조치하여 전담 관리하는 등 상황에 부합하도록 탄력적으로 대처해도 될 듯하다. 현재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기관사 자살률이 높고, 차량 사업소와 지하철역에도 직원이 부족한 형편이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미·중 갈등,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고 위기까지 역대급 불가항력적 글로벌 악재가 중첩되어 복합적 경제 위기가 가중되며 국가 재원 부담도, 국민 경제 사정도, 지하철 경영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 전기와 가스요금이 다소 인상되었고 2분기 역시 소폭 상승 예정이다. 하지만 상반기 요금 인상 폭은 에너지 원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국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여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전기요금의 현실화도 시급한 상황이다.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적자가 개선되거나 탑승객이 증가하면 다시 증차하는 방식으로 시의적절하게 운용해도 되지 않을까. 현재 2호선 같은 경우 5분 안팎으로 열차가 운행되니까 너무 편리하고 좋지만, 승객도 많지 않고 바쁘지 않은 시간대에는 조금 더 기다려도 되지 않을까. 

또한 승차·유지보수·혼잡비용 등의 손실분 못지않게 어르신들이 전철 타고 가서 친구들 만나서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길거리에서 호떡도 사 먹고 시장 가서 옷도 사고 손자·손녀 과자도 사는 소비생활, 친목 도모, 여가 활동 등 건전하고 건강하게 누리는 행복한 삶에서 오는 사회적·경제적·정신적·신체적으로 긍정적인 파급 효과도 크다고 생각한다.

백화점에 가면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든 빠른 걸음의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지하철을 타면 꽃바구니를 들고 바쁘게 전화하는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지하철을 운송 수단으로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다. 더 나이 들면 돌아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는데 우리 어르신들 한 살이라도 더 젊고 건강할 때 지하철 타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여행하는 모습. 정시성, 편의성, 환경친화적인 서울 시민의 발, 지하철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는 모습, 동반 성장하는 모습, 오래도록 보고 싶다. 지하철 65세 이상 무임승차 정책을 노약자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이고 앞으로 나의 모습인데 말이다.

태그:#지하철 만성 적자 해법은, #지하철 65세 무임승차, #지옥철 탈출, #빈자리 지하철 감차, #지하철 출·퇴근 시간대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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