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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항에서 볼음도 가는 배, 하루 3번 운항한다
▲ 볼음도 가는 배 선수항에서 볼음도 가는 배, 하루 3번 운항한다
ⓒ 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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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보다 먼저 사람들이 움직인다. 활짝 핀 꽃들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교통체증과 사람에 치이다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고요한 섬을 나홀로 트래킹하며 온 산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인 진달래꽃의 향연을 누리고 싶다면 강화 나들길 13코스인 볼음도길을 주목해보자.

볼음도는 강화도의 서북쪽, 서도면에 있는 섬이다. 섬 속의 섬 볼음도는 강화도 선수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한 시간을 더 들어간다. 강화도보다는 황해도 연백과 더 가까운 섬, 민통선 안에 있는 섬이다. 그만큼 자연과 풍경, 인심은 때 묻지 않은 순수를 간직하고 있다.

나들길 13코스인 볼음도길은 볼음도 선착장에서 출발해서 섬 전체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볼음도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다. 총 13.6km인 볼음도길은 오염되지 않은 갯벌과 백사장, 산길, 들길, 숲길, 저수지 뚝방길 등 섬 전체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작은 섬이라기엔 놀랄만큼 탁 트인 들판과 조붓한 산길, 시원한 백사장은 감탄을 자아낸다.
 
볼음도의 진달래는 봄 안개처럼 아련하다.
▲ 볼음도 진달래 볼음도의 진달래는 봄 안개처럼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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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맘때 볼음도에는 연분홍빛 진달래가 산자락 자락, 갈피 갈피마다 피어난다. 강화 고려산의 진달래가 온 산을 불붙이며 진격하는 군인들 같다면 볼음도의 진달래는 봄 안개처럼 아련하다. 순정한 빛이다. 볼음도의 진달래는 새초롬하다. 고개를 넘고 한숨 돌릴 참이 되어야 선물처럼, 축복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일단 곁을 주면 길을 걷는 내내 길벗이 된다. 마치 꽃과 같이 걷는 느낌이다.

볼음도(乶音島)는 조선 중기,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섬에서 보름을 머물며 보름달을 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보름도'의 한자어다. 물을 밀어내고 끌어당기는 달은 섬사람들에게 절대적이고도 신성하다. 꽉 찬 달, 그 이름처럼 볼음도는 풍성하다. 청정한 갯벌에는 주꾸미, 낙지, 각종 조개들이 살고, 바다에 그물만 치면 농어 병어, 밴댕이, 꽃게 등이 올라온다. 그래서 볼음도는 낚시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볼음도길(13.6km)은 섬전체를 한바퀴 순환하는 코스다.
▲ 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 볼음도길(13.6km)은 섬전체를 한바퀴 순환하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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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편은 하루에 세 번이다. 볼음도 길을 걸으려면 8시 50분, 강화 선수항에서 출발하는 첫배를 타고 들어가 2시 30분 볼음도항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면 된다. 약 4시간 30분이면 섬 한바퀴를 도는 시간이 그리 부족하지 않다.

도시락을 싸 오면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 아래서 운치 있는 한 끼 식사를 즐길 수가 있다. 하지만 볼음도 인심을 넉넉히 담은 특별하고 맛있는 섬 밥을 먹는 것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여행의 기쁨이다. 단, 식당은 예약이 필수다.
 
볼음도의 식당은 바다에서 직접 잡은 생선, 조개 등과 섬에서 키운 농산물로 밥상을 차려낸다.
▲ 섬마을 식당의 숭어회 덮밥 볼음도의 식당은 바다에서 직접 잡은 생선, 조개 등과 섬에서 키운 농산물로 밥상을 차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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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인 볼음도 은행나무는 800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섬 사람들은 이 나무가 섬을 지키고 주민들을 보호한다고 믿는다.
▲ 볼음도 은행나무 천연기념물인 볼음도 은행나무는 800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섬 사람들은 이 나무가 섬을 지키고 주민들을 보호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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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달래섬_볼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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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 문화재단에서 '조송희의 사진모음'으로 12년 째 사진과 글을 게재하고 있음. 트래킹 전문 여행작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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