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잘 나가던 톱스타지만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여성 배우가 있다. 일정 과다와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돌연 은퇴를 선언, 마성의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지만 그때부터 남자의 각종 구속이 시작된다.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이 배우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오는 14일 개봉할 영화 <킬링 로맨스>는 배우 직업군과 입시 스트레스에 놓인 수험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발랄한 코믹 활극이었다. 드라마 <파스타>로 호흡을 맞췄던 이선균과 이하늬가 다시 만났고,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배우 공명이 합류한 결과물이다.
 
이원석 감독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면 영화의 기본적인 분위기나 정서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남자 사용 설명서>(2013)라는 신선한 코미디 영화로 데뷔한 그는 기본적으로 B급 정서와 유머에 장기가 있어 보인다. 물론 웃음기를 싹 뺀 사극 <상의원>도 선보였지만, 대중 매체에서 그가 보였던 자연스러운 모습은 데뷔작과 닮아 있다.
 
<킬링 로맨스>는 제작사가 "하고 싶은 것 다 하길 바란다"며 연출을 제안했다던 일화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의 개성이 물씬 담긴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신경 쇠약에 가까운 배우(이하늬)와 부동산 개발업 등으로 큰 부를 축적한 사업가(이선균)의 사랑은 위태로워 보였고, 3수에 실패해 네 번째로 수학능력시험에 도전하는 장수생(공명)이 여배우의 팬이자, 동료로 도움을 주려는 과정은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결국 이들의 고군분투는 성공하는가. 영화에선 배우가 자신의 삶을 찾고, 장수생이 입시에 성공하는지 여부는 크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현실에서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상황 설정, 이를테면 폭군인 남편을 제거하기 위해 청국장에 땅콩 가루를 타는 배우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이를 방해하게 되는 입시생의 성정은 발랄한 영화적 분위기를 위해 충분히 활용된다.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시종일관 엉뚱하고도 밝은 기운이 가득하다. 뮤지컬 영화 요소를 일부 활용하는 듯 주인공들이 노래를 부를 때 흠칫 놀라며 당황하는 주변 캐릭터를 담아낸 장면에선 장르를 제법 영리하게 요리하려는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신민재, 심달기 등 한국 독립예술영화에서 활발하게 저변을 넓혀온 배우들이 틈틈이 등장하는 점도 반갑다.
 
설정과 기획, 정서면에서 할리우드의 익숙한 B급 기획 영화의 흔적이 강한데 관건은 국내 극장가에서 통할지 여부일 것이다. 비슷한 류의 기획 영화들이 흥행하거나 아주 외면받거나 극과 극의 행보를 보였기에 불안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몇몇 설정이 무리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안에서만큼은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에 크게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다만 개그 코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우선은 호기롭게 도전한 제작사와 감독의 의지는 응원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줄평: 마음 열고 엉뚱함을 만끽할 것
평점: ★★★☆

 
영화 <킬링 로맨스> 관련 정보
감독: 이원석
출연: 이하늬, 이선균, 공명
제작: ㈜영화사 이창, 쇼트케이크㈜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07분 20초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4월 14일(금)
 
킬링 로맨스 이하늬 이선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