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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서 열린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추도의 밤
▲ 김병균 목사 추도의 밤 빈소에서 열린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추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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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지병으로 별세한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의 통일사회장이 2일과 3일 장례식장과 광주5.18민주광장에서 연인원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례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김 목사가 병석에 눕기 전 마지막 참석한 3.1절 기념식과 하강 김철 선생 추모식 때 외친 "윤석열 끌어내고, 남북대화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나가자"는 육성이 소개돼 참석자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였다.
 
김병균 목사와 45년 동안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한 동료 장헌권 목사의 추도시 낭송
▲ 추도시 낭송 중인 장헌권 목사 김병균 목사와 45년 동안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한 동료 장헌권 목사의 추도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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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민주화, 통일, 인권운동에 헌신한 별호 '야성'(野聲) 곧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추도의 밤이 2일 오후 6시 빈소인 만평장례식장에서 삼백여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헌권 목사(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대표)는 김병균 목사와 45년간 함께 한 나날을 회고하는 추도시를 낭송하였다. 이 추도시에서 그는 이렇게 고인을 떠올리며 애도하였다.
 
(전략)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야 청바지 인생으로 살아가는 동안
검찰독재와 민생파탄과 굴욕외교 전쟁위기 빼앗긴 들에 겨울 공화국을 맞이하여
우리 주님께서 그토록 원하시는 그 길 정의 실천하며
기꺼이 은덕을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야웨 하나님과 함께 걷고 걷는 그 길
평화 통일의 카이로스 광야의 소리꾼 한결같이
오직 그분만 흥하길 바라는 한국의 세례요한 광야의 소리
추위에 옷을 두툼하게 입고 사모님에게
"나는 서울 촛불 갈 것잉께 내가 죽으면 나라 일로 죽었다고 말해주소잉" 이야기하셨지요.
그렇게 몸 아끼지 않고 망가져 가는 조국에 온몸 바치셨지요.
(하략)


 
김순흥 지부장(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부)은 추도사에서 "목사님은 다시 병석에 눕기 전, 참으로 '광야의 소리가 필요한 지금 이때, '산자는 따라서 이렇게 외쳐라'를 남기고, 앞서서 나가셨다"면서 고인이 마지막 참석한 지난 '3.1절 기념식 및 하강 김철 선생 추모식' 때 외친 다음 발언을 소개하였다.

"지금 일제에 강제동원되었던 근로자들, 강제동원되었던 (근로)정신대들, 사과도 받지 못하고, 노임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현 정부는 굴욕 외교를 해서 대일변제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미쓰비시가 데려다가 일을 시켜먹었는데, 미쓰비시에게 돈을 받아서 임금을 줘야 할 텐데, 이 나라의 기업들을 긁어서 '대신 해내라' 도대체 이것이 나라냐, 이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 정부는, 윤석열이는, 왜놈 총독인가? 박진이는 왜놈 외무성 정무국장인가? 뉴스가 나옵니다. 울컥증이 나옵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정신이 있는 나라여 없는 나라여...

나주는, 지금부터 40년 전에 수세거부운동을 할 때, 강진 해남이 3차(대) 4차(대) 가면, 나주는 50차(대)가 간데여. (지금은) 한~놈이 안 나와요. 내가 나가. 지금 국회의원 되고, 도의원 되고, 시의원 되고, 민주화운동 바람에 지금 모두 배지 찬 인간들이 무엇을 하고 있냔 말이여. 그렇지 않아요? 내 말이 틀려요?

나 이 말 좀 하러왔어. 여기서 추모식하고 또 가면 뭣할 것이여.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그것이 벼슬이여? 이 나라의 사회개혁을 위해서, '나 이거 배지 놔두고 윤석열이 너 끌어내불란다' 하는 놈 없냐 그 말이여. 하산 김철 선생의 뒤를 따라서, 윤석열이 끌어내고 남북대화 하고, 세계평화를 위해서 우리 함께 나아가는 여러분이 되시지 않겠습니까?"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
▲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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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10시엔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광야의 소리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이 2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이어졌다. 고인과 동갑으로 오랫동안 교우한 김준태 시인은 "가자, 생명과 평화... 통일의 나라로!"라는 시에서 "아, 임마누엘 김병균 목사님! 님이 가시니 광주의 하늘 한쪽이 / 무너진 것 같습니다"라 비통해하였다.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에서 추도시 낭송 중인 김준태 시인
▲ 추도시 낭송 중인 김준태 시인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김병균 목사 통일사회장에서 추도시 낭송 중인 김준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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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만고강산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위하여/ 교회에서 거리에서 광화문과 금남로에서 평택에서 소성리에서/ 철책선에서 우리를 이끌어주신 하느님의 아들 광야의 님이여 / ... 저희들은 통일의 그날을 향하여/ '가자, 생명과 평화의 통일의 나라로!'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라며 고인의 생명 통일 운동의 뜻을 기렸다.

통일사회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야외에 마련된 빈소에서 다시는 듣기 힘든 김 목사의 포효하는 외침을 아쉬워하며 헌화한 뒤 운구차를 전송하였다.
 
5.18 민주광장에서 장지로 향하는 김병균 목사의 운구차.
▲ 장지로 향하는 김병균 목사의 운구차 5.18 민주광장에서 장지로 향하는 김병균 목사의 운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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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균 목사는 화장을 거쳐 국립 5.18 민주묘지 부근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하관 예식은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주관으로 열렸으며, 이 자리에도 6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고인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며 애도하였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태그:#김병균 목사, #김준태 시인, #장헌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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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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