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개, SSG 랜더스(138개)와 kt 위즈(119개)에 이어 LG 트윈스는 지난해 팀 홈런 3위를 차지했던 팀이다. 직전 시즌(110개)보다 홈런 개수가 더 늘었다.

물론 많이 뛰기도 했다. 팀 도루 2위(102개)로, KIA 타이거즈(103개) 다음으로 많은 베이스를 훔쳤다. 다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전체적으로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눈에 띄는 숫자는 아니었다.

그랬던 LG가 올핸 시범경기부터 확 달라졌다. 14경기에서 성공한 도루만 무려 32개에 달한다. 2위 SSG(13개)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도루 시도 횟수는 무려 50회로, 도루 성공률은 64%(7위)였다. 다른 팀들보다 월등히 많이 뛴 것을 감안했을 때 성공률이 꽤 높은 편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적극적으로 뛴 LG 선수들, 박해민(오른쪽)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범경기에서 적극적으로 뛴 LG 선수들, 박해민(오른쪽)도 예외는 아니었다. ⓒ LG 트윈스


너 나 할 것 없이 뛴 LG

자연스럽게 개인 기록에서도 도루 부문 상위권에 LG 소속 선수들이 대거 포진됐다.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홍창기로, 14경기 동안 도루 7개를 성공했다. 도루 실패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1군 데뷔 후 첫 도루를 달성한 2019년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홍창기의 1군 통산 도루 개수는 50개. 2020~2022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로 빠른 발을 뽐냈으나 2021년(23개)보다 지난해(13개) 도루 개수가 감소한 모습이었다. 올핸 시범경기부터 많이 뛰었다.

2위는 신민재와 오지환(이상 5개)이었다. 경기 중반 이후 교체 출전한 신민재는 9번이나 도루를 시도할 정도로 과감한 주루를 선보였다. 시범경기인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오지환도 도루를 5개나 기록했다. 시범경기 11경기 동안 한 번도 손맛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법도 하지만, 25타수 7안타 타율 0.280으로 타격감을 조율한 점은 나쁘지 않았다.

이밖에 서건창(4개), 박해민과 정주현(이상 3개) 등도 '염경엽표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탰다. 서건창의 경우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2014년 개인 최다 도루(48개)를 기록했는데, 이때 사령탑도 염경엽 감독이었다.
 
 '염경엽표 신바람 야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염경엽표 신바람 야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LG 트윈스


LG의 변신, 긍정적인 결과로?

정규시즌에 돌입한 이후에도 이렇게 타 팀과 격차가 크게 벌어질 정도로 많은 도루를 쌓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스프링캠프에서 줄곧 염경엽 감독이 상대 배터리에 대한 파악과 기동력을 강조한 만큼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기동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팀을 찾는 게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가장 많은 도루가 나온 시즌은 2015시즌(1202개)으로, 2013시즌(1167개)과 2010시즌(1113시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져 온 '발야구'가 정점을 찍는 시기였다.

지난해에는 리그 전체 도루 개수가 889개로, 직전 시즌(940개)보다 감소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과감하게 뛰는 야구로 상대를 흔들겠다고 선언한 '염경엽호'의 실험은 성공 여부를 떠나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결국 시즌 내내 뛰는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선수들이 이를 끝까지 소화해낼지가 관건이다. 매 순간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주루플레이를 한다는 게 말로는 쉬운데,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많은 체력 소모가 요구된다.

코칭스태프의 '수싸움'과 선수들의 '소화 능력'이 어우러져야 효과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은 LG의 변화가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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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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