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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행담도 휴게소(왼쪽)와 행담도를 관통한 서해대교 모습
 지난 2005년 행담도 휴게소(왼쪽)와 행담도를 관통한 서해대교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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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도(行淡島, 충남 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하면 대부분은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를 떠올린다.

하지만 휴게소가 들어서기 오래전부터 마을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휴게소가 들어서기 직전까지만 해도 20 가구에 63명이 어우러져 살았고 초등학교분교, 파출소 등을 갖춘 역사 깊은 섬마을이었다. 섬 대부분이 구릉지여서 주민들은 굴·바지락 등 양식업을 하며 자녀를 키웠다.

지난 2000년 서해대교가 행담도를 관통하면서 주민들은 할 수 없이 마을을 떠나야 했다. 이후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전국으로 흩어졌다. 최근 행담도에서 태어나 자란 몇몇 사람들이 '행담향우회'를 재건하자며 나섰다. 행담도가 행담도 휴게소로 바뀐 지 20여 년만의 일이다.

"행담도 역사관 조성, 관심 가져달라"
 
행담분교 옛모습
 행담분교 옛모습
ⓒ 행담향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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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향우회 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이익주씨는 "행담도 출신 원주민들은  행담휴게소를 들리지 않는다"며 "고향을 잃은 실향민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 휴게소에 가면 서해대교 건설 당시 이력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를 포함해 행담도가 고향인 사람들 10여 명이 오는 18일 오후 모임을 한다. 벌써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60~70대가 대부분이다.

앞서 오성환 당진시장은 연초 행담도와 관련  민자유치를 통해 호텔, 리조트 등을 갖춘 관광휴양형 지구 단위로 지정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실향민들은 "관광휴양형 개발도 좋지만 '행담도 역사관' 조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들의 바람은 행담도휴게소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기록한 '행담도 역사관'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전국의 댐 건설이나 관광단지 개발 등으로 수몰되거나 사라진 마을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역사관이 건립돼 있다. 사라진 지역의 역사 자료를 보존하고 당시의 다양한 주민들 생활상을 남기기 위해서다. 반면 행담도 어디에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실향민들은 18일 모임을 통해서도 행담도 마을 역사관 조성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행담도를 관통하는 서해대교 물막이 공사 모습
 행담도를 관통하는 서해대교 물막이 공사 모습
ⓒ 행담향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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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행담도, #행담도휴게소, #서해대교, #행담향우회, #행담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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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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