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는 김광현 소셜미디어 계정 갈무리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는 김광현 소셜미디어 계정 갈무리 ⓒ 김광현 인스타그램

 
한국 야구대표의 에이스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김광현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금까지 국가대표 김광현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란 꿈이었고 자부심이었다"라며 "2005년 청소년 국가대표부터 이번 2023년 WBC까지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 뛴 나에게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썼다. 

또한 "대표팀을 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많이 배웠다"라며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임했을 때의 심정,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제창하던 그 모습은 평생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라며 국가대표로서의 활약을 돌아봤다. 

아울러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계기로 삼아 더욱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이제는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라고 은퇴를 결심했다. 그러면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쉽고 분통하다"라고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역투, 한국 야구사의 명장면 

고교 시절부터 2005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던 김광현은 만 스무 살이던 2008년 3월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처음 성인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그해 8월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8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역투를 펼쳤다. 당시 김광현과 류현진 '원투 펀치'를 앞세운 한국은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9년 WBC는 아픔이었다. 일본을 상대로 다시 선발 등판했으나 1.1이닝 7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김광현은 활짝 웃지 못했다. 

그러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명예를 회복한 김광현은 대표팀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2019년 프리미어12 준우승을 이끌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2020년(2012년 개최) 도쿄올림픽은 빠졌고, 어느덧 만 34세가 된 김광현은 올해 WBC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16년 만에 '대표팀 에이스' 내려놓은 김광현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이 공을 던지고 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이 공을 던지고 있다 ⓒ SSG 랜더스

 
일각에서 "아직도 김광현이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구위를 보여주며 여전히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에이스였다. 한국은 '숙적' 일본전에서 그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광현은 일본의 강타선을 상대로 2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으며 '일본 킬러'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3회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내주며 2이닝 3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국은 2승 2패로 탈락했고, 김광현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일본전이 '국가대표 김광현'의 마지막 등판이 되고 말았다.

비록 아쉬운 결말이었으나, 김광현은 국가대표로 7개 대회에 출전해 통산 17경기 59.2이닝을 던져 5승 4패 3홀드 평균자책점 3.92로 최다 이닝, 최다 승리, 최다 탈삼진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김광현은 "오늘부턴 랜더스의 투수 김광현으로 언제나 그랬듯 경기를 즐길 줄 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는 선수로 돌아가려 한다"라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 그리고 감사드린다"라며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맺었다. 

16년 동안 짊어진 국가대표 에이스라는 책임감을 내려놓았으나, 김광현은 올 시즌에도 랜더스를 이끌고 2년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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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국 야구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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