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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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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인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지 10일 만에 날아온 비보,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초대비서실장이었던 전아무개씨의 죽음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쌍방울 관련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 대표가 책임지라며 연일 사퇴를 촉구 중이다. 12일에도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는 이쯤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며 "주변의 고통과 생명, 그들의 피눈물에도 공감하지 못하면 '패륜 정치' 아니겠나"라고 논평했다. 김해영 전 의원, 윤영찬 의원 등 이재명 대표와 날을 세워온 인물들도 "당원으로서 부끄럽다", "이재명 대표는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친명계] "사퇴하면 해결?"... '인적 쇄신' 공감대도

'친명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윤영찬 의원의 글을 두고 "윤 의원이 늘 하던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예를 들어 지금 이 대표가 사퇴하면 문제가 해결되는가"라며 "많은 의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결국 '이재명의 일방 독주로 공천 학살이 일어나지 않겠나'"라고 봤다. 이어 "그래서 (이낙연계) 이개호 의원이 공천관리TF 단장을 맡고, 이 대표에게 비판적이거나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의원들로 구성했다"며 "이런 노력을 봐주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다른 의원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건 불신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며 "불신이 진실에 기초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않는다. 의원들은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로 '당내 분열'이 나왔다"며 "왜 달(야당 탄압)은 안 보고 손가락(이재명)만 문제 삼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친명계가 주축인 당직자 교체가 쇄신안으로 거론되는 것도 "그만두는 사람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살짝 결이 다른 목소리도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옛 비서실장의 죽음은 너무 안타깝고 여론 지형에는 안 좋지만, 그로 인해 내부 상황이 더 악화일로로 가진 않고 있다"며 "어쨌든 지금은 이 내분을 빨리 수습하면 좋겠다는 욕구들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 현안에 더 세련되게 대응하고, 민생 중심의 메시지·전략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꽤 많다. 너무 중구난방이고 일만 벌이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이 정도면 인적 쇄신이 좀 필요하다"고 봤다.

[비명계] 치고나가는 사퇴론, 고심하는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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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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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반응들도 제각각이다. 김종민 의원은 10일 JTBC 인터뷰에서 "당에서 이 문제를 사퇴로 결론짓고 막 몰아붙이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본다"며 "당 대표가 사퇴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민주당에 중요한 일이다. 이 중요한 일을 여론조사 지표가 나온다고 밀어붙이거나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심의 흐름이 뚜렷하게 잡히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들 고민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 비명계 의원 역시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옛 비서실장의 죽음을 국민들이 안 좋게 보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운운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몰리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 자신이 (어떤 식으로든)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가 검찰을 비판하면 당도 논평하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사당화(私黨化)'로 비친다고 우려했다.

물론 '사퇴론'도 꿋꿋하게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고 이재명 대표가 좀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선당후사, 우선 자신이 표적이 되고 있는 부분부터 당과 거리를 두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절대적인 의견으로 제시하는 게 아니다"라며 "당내에서 여러 논의가 있고, 논쟁이 좀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재명 손에... "어쨌든 가장 큰 책임자"

이 모든 상황의 방향타는 이재명 대표의 손에 달려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참여하는 민주당 최대모임 '더좋은미래'는 지난 8일 <당내 상황 및 향후 진로에 대한 입장문>을 내며 "우리는 민주당의 신뢰 회복,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더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내부 갈등을 우려하면서도 이 대표의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의원 간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다보니 무슨 계를 나눠서 서로 공격하는 양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어쨌든 대표가 가장 큰 책임자이기 때문에 이런 의원들 간의 불신, 또 이 대표와 관련된 것들도 같이 녹여내는 작업을 책임감 있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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