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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를 품다' 전시 포스터 일부
 '말레이시아를 품다' 전시 포스터 일부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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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고 한다. 아시아 문화 특히 미술이 소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종종 소개되지만, 말레이시아 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올해 국제갤러리에서 태국 작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 전이 호황이었다. 2022 아세안 한국 수출 약 1250달러(한국 무역협회)로 교역도 많다. 이젠 물류만 아니라 문화교류 필요한 시대에 이번 말레이시아전은 그런 면에서 반갑다. 

이런 연고인지 주로 아시아미술 주로 소개하는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이번에 '말레이시아를 품다(Embrace Malaysia)' 국제문화교류전을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13일까지 연다. 이 재단은 2014년 김동녕 회장이 설립, 2015~2023년 펜데믹 기간 빼고, 6번 아시아 현대미술을 소개한다. 문화의 다양성은 창의 사회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조영수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개막식에서 "말레이시아는 괄목할 만한 경제·문화적 발전을 이루었으며 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나라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미술 애호가들이 말레이시아의 현대미술을 만나고,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아시아 각국의 숨겨진 미술 작품을 찾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엔 1970년대 중심 12명이 작가가 참가하다. 아누렌드라 제가데바(A. Jegadeva), 친 콩 이(C. K. Yee), 줄키프리 유소프(Z. Yusoff), 라진더 싱(R. Singh), 션 린(S. Lean), 누르 아지잔 라만 파이만(N.A. R. Paiman), 하미디 하디(H. Hadi), 이반 램(I. Lam), 초이 춘 웨이(C. C. Wei), 웡 치 밍(W. C. Meng), 야우 비 링(Y. B. Ling), 쳉 옌 펭(C. Y. Pheng)이다.

장르로 보면 회화, 사진, 비디오 등 미디어 다양하다. 총 33점이 출품됐다. 특히 첨단 '증강현실(AR)' 작품도 선보여, 정보시대 디지털 아트가 흐름을 반영해 좋았다. 말레이시아의 사회적 고민과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4개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박일호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
 박일호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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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섹션은 평면과 입체와 영상을 혼합한 작품을, 둘째 섹션은 사회적,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품을, 셋째 섹션은 구상과 추상, 주·객관적인 것 등 미술의 이분법을 다룬 작품을, 넷째 섹션은 일상적이거나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다룬 작품을 소개한다.

말레이시아는 인도양과 남중국해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 파키스탄인 등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졌다. 국교가 이슬람교이라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인이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고 불교인, 기독교인, 힌두교인도 공존한다. 이런 민족과 종교의 다양성은 오히려 더 역동적 문화를 형성한다.

박일호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가 감독을 맡았다. 그는 "1957년 말레이시아의 독립을 배경으로 한 말레이시아 현대미술은, 다문화 국가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상징화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말레이시아의 현재 모습과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럼 지금부터 12명의 작가 중 6명 작가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아누렌드라
  
"Jemputan" Mixed media on paper 150cm×150cm 2018
 "Jemputan" Mixed media on paper 150cm×150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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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회화 이미지를 통해 말레이시아 과거와 현대의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룬다. 그래서 뭔가 도발적이고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그는 2019년 제38회 '베니스비엔날레' 말레이시아 관에 전시되었던 4명 작가 중 한 명이다. 현대인의 삶에서 현대와 전통가치가 충돌하는 아이러니를 탐구하는 그림이 많다.

그의 위 '젬푸탄(Jemputan)' 작품은 그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우선 말레이시아 멋진 전통의상을 입은 주인공 인상적이다. 이 그림 아래에 '결혼식 초대장'이라고 적혀 있다. 두 남녀는 결혼할 사이인 것 같은데 뭔가 어색하다. 앉아있는 여인은 눈을 내리깔고 있고, 남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본다. 말레이시아 사회의 부조화성을 상징하는 것 같다.

친 콩 이
 
"Style Hair Salon" Digital painting printed on canvas 35.5cm×40.5cm edition 5, 2022(Diptych)
 "Style Hair Salon" Digital painting printed on canvas 35.5cm×40.5cm edition 5, 2022(Dipt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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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1973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중앙미술학교를 졸업 후, 전 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면 25년간 작업해왔다. 삽화형식 속 파노라마처럼 그린 그림은 초현실적이다. 그래서 국내외 수집가의 시선을 끈다. 2006년부터 회화를 디지털 아트로 옮겨 관객을 끌어당긴다.

그는 어안렌즈와 왜곡된 시점을 활용해 특이하다. 외관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을 없앴다. 감상자를 그의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사방팔방을 볼 수 있는 이런 만화경 속에서 시각적 혼란함을 일으켜 묘한 뉘앙스와 시각적 여행과 사색도 유도한다.

이 작가는 사물을 바라볼 때 과거, 현재, 미래를 한 프레임 안에 담는 걸 목표로 한다. 하늘의 움직이는 구름이나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뀔 때의 돌풍과 같이 장면이 거의 정체되어 있지 않고 요소가 끊임없이 이동하거나 변화하는 자신의 접근 방식을 작가는 '사실에 부합하는 회화(AAP)'라고 부른다. 관객에게 시각적 즐거움 주려 노력한다.

라진더 싱
 
"Saffron Songs" Acrylic on heavy unprimed canvas, 145cm×212cm×5cm 2022
 "Saffron Songs" Acrylic on heavy unprimed canvas, 145cm×212cm×5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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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영국 벨패스트(Belfast) 퀸 대학에서 공학 박사학위 받기도 했다. 그래선가 그의 회화에는 수학적, 공학적 요소가 많다. 레이어를 수학적 방식으로 그린다. 그는 현대 작가답게 회화, 설치, 사진,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다.

위에서 보듯 그의 회화를 보면 몸의 미세한 움직임이 보인다. 인간이 취약한 몸이 고통을 당할 때 펼쳐지는 현상을 그린다. 몸을 탐구해 그걸 회화로 형상화한다. 그는 몸을 개인적 몸과 사회적 몸으로 나눈다. 우리 몸이 개인적 처지와 사회 분위기에 따라 변한다고 말한다.

원 치 밍 
 
'Penetration-Culture' Acrylic on canvas 122cm×183cm 2022. 오른쪽 바코드가 보인다. 폰을 여기 대면 증감현실을 즐길 수 있다.
 'Penetration-Culture' Acrylic on canvas 122cm×183cm 2022. 오른쪽 바코드가 보인다. 폰을 여기 대면 증감현실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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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손상해 세상을 흐릿한 모습으로 표현하게 됐다. 다양한 색깔 아래로 사라지는 섬세한 형태를 읽으면서 이미지를 빼고 더하는 그의 독특한 시각은 '이미지메이킹'에 대한 탐구를 맹렬하게 하다. 그의 회화는 상징과 우화로 가득차 하다.

이번 작품을 '증강현실(AR)' 영상으로 만들었다. 바코드에 폰을 대면 감상자가 레이어 등 내면과 입체적 속까지 볼 수 있다. 미술감상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현실에서 느끼는 오감처럼 5차원으로 확장한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가상의 정보를 덧씌우는 것이다. 

야우 비 링 
 
'Thorns Amidst the Verdant Bloom' Oil paint on jute canvas, 152.5cm×183cm(Diptych) 20211
 'Thorns Amidst the Verdant Bloom' Oil paint on jute canvas, 152.5cm×183cm(Diptych) 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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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 중 한 명이다. 1972년 포트클랑에서 태어났다. '말레이시아 예술대학'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미술을 공부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미술 비엔날레'에 말레이시아 대표로 참가했다.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제'에서 참가했다. 숨기고 드러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추상표현주의 경향의 작가다.

그녀는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적 견해를 표출하는 아티스트다. 여성으로서 겪은 자신의 경험은 상징주의와 자전적 이야기에 기반을 둔다. 특히, 여성으로 아내로, 어머니로 겪고 부딪치는 무게감을 다룬다. 가족과 커뮤니티의 유대관계는 의무와 독립, 희망과 두려움, 성공과 실패라는 양면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을 그린다.

쳉 엔 펭 
 
'Land Tortoise in Kampung House' Colour ink coloured thread on mulberry paper, 600cm×600cm 2022
 'Land Tortoise in Kampung House' Colour ink coloured thread on mulberry paper, 600cm×600cm 2022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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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1980년대 작가로 그녀는 2014년 '말레이시아 국립미술관(National Art Gallery)'의 젊은 현대미술작가 최종후보에 올랐다. 2019년 UOB은행 올해의 회화 부문 대상을 받다.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다양한 감정 기복의 상태를 중시한다. 그녀는 자전적이고 사적인 작품을 한다. 현실과 화해하면서 상실을 극복해 가는 삶의 몸부림을 드러낸다.

사연이 많은 여성적 삶을 넘나들거나 도시의 삶에서 '시골의 삶으로 옮겨간 경험을 작품의 뚜렷한 소재로 삼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천을 즐겨 쓰는 데 이런 재료의 차별성이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작가 내면에 잠재한 감정 기복을 표현하는데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인사아트센터 http://www.insaartcenter.com/
한세예스24'문화재단 http://hansaeyes24foundation.com/
*증강현실 https://www.facebook.com/1495833674/videos/774809480890716/


태그:#조영수, #말레이시아를 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 #증강현실(AR), #박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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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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