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를 앞두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박세웅

WBC를 앞두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박세웅 ⓒ 롯데자이언츠

 
WBC 1차 라운드 1차전인 호주전에서 역전패, 2차전인 일본을 상대로 대패를 당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남은 기간 이변이 없는 한 2차 라운드 진출이 힘겨워진 상황이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과의 10일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8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13으로 참패하며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지경으로 몰리고 말았다.

'도쿄 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1차 라운드에서 꼭 잡아야 했던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투수 기용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대회를 앞두고 평가전을 통해 최고의 몸 상태를 자랑한 롯데 자이언츠 선발 에이스인 박세웅을 적시에 기용하지 못한 벤치의 판단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21시즌 이후 두 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고 22시즌 종료 후 소속팀 롯데와 5년 90억 원 장기계약을 체결한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2022시즌 종료 후 소속팀 롯데와 장기계약을 체결한 박세웅

2022시즌 종료 후 소속팀 롯데와 장기계약을 체결한 박세웅 ⓒ 롯데자이언츠


KBO리그에서는 몸 상태에 따라 다소 기복있는 모습이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박세웅이지만 지난 올림픽이나 금번 WBC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실제로, 한신과의 평가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박세웅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전에서 박세웅의 등판 기회는 없었다. 국가간 특수성이 있는 한일전을 염두에 두고 투수 전력을 아낀 벤치의 판단이었겠지만 경기 후반 불펜진의 난조로 경기를 내준 것을 복기해 보면 구위가 좋고 다양한 구종을 활용할 수 있는 박세웅의 기용이 아쉬웠다. 특히,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춘 박세웅과 메이저리그 키스톤 콤비인 김하성, 애드먼의 조합은 호주 타선을 봉쇄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은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대표팀엔 승선했지만 중요한 보직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등판하는 경기마다 실점 없이 잘 막았지만 추격조나 이미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경기를 수습하러 등판하는 상황이 전부였다. 
 
 일본전 콜드게임 패배를 저지한 박세웅

일본전 콜드게임 패배를 저지한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이번 WBC 역시 마찬가지였다. 4-13으로 9점차로 벌어진 7회 2사 만루에 한국 대표팀의 10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세웅은 1.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일본 상대 콜드게임 수모를 면하게 했지만 이미 승기를 내준 상황에서 등판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2023시즌 중 펼쳐진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 목표인 박세웅으로서도 좀더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해 자신의 국제 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박세웅 역시 자신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결국 팀이 이기지 않으면 잘 던진 게 아쉬운 결과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1-2차전 연달아 패배를 당한 한국 대표팀이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기 위해서는 12~13일 펼쳐지는 체코, 중국과의 경기에서 연승을 거둬야 한다. 대표팀 투수 중 유일하게 깔끔한 투구를 통해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세웅이 12일 체코전 선발 투수로 나서 대표팀의 첫 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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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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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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