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재역전골을 터뜨리기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음포쿠가 오버헤드킥으로 대전하나시티즌 골문을 노리는 순간

3-2 재역전골을 터뜨리기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음포쿠가 오버헤드킥으로 대전하나시티즌 골문을 노리는 순간 ⓒ 심재철

 
이렇게 다시 만나기까지 무려 2661일(7년 3개월 11일)이나 걸렸으니 서로가 그리웠던 것인가?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대전하나시티즌은 근래에 보기 드문 빅 게임을 만들어주었다. 무려 여섯 골이 봄날의 토요일 축구장을 멋지게 수놓은 것이다. 특히 유효슛 기록(인천 유나이티드 FC 17개, 대전하나시티즌 6개)이 놀랍다. 결과를 놓고 보면 어웨이 팀 대전하나시티즌이 비겼지만 이긴 느낌으로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6개의 유효슛으로 3골(50%)이나 성공한 것에 비하면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유효슛 17개 대비 득점률은 17.6%에 그쳤으니 1만11명 홈팬들의 탄식이 더 많이 들릴 수밖에 없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4일(토)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 게임에서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3-3으로 아쉽게 비겼다.

1-0 → 1-2 → 3-2 → 3-3 눈을 뗄 수 없었던 빅 게임

대전하나시티즌이 2부리그로 강등당하기 전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마스코트 유티를 향한 폭행 사건으로도 두 팀 서포터즈 사이에 감정의 골이 조금은 남아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뜨거운 그라운드를 만들어놓을 줄은 몰랐다.
 
 전반전, 대전하나시티즌의 티아고와 인천 유나이티드 FC 델브리지가 공 다툼을 펼치고 있다.

전반전, 대전하나시티즌의 티아고와 인천 유나이티드 FC 델브리지가 공 다툼을 펼치고 있다. ⓒ 심재철

 
슛 29개(인천 유나이티드 FC 22, 대전하나시티즌 7개), 코너킥 12개(인천 유나이티드 FC 9, 대전하나시티즌 3), 프리킥 22개(인천 유나이티드 FC 11, 대전하나시티즌 11), 크로스 17개(인천 유나이티드 FC 12, 대전하나시티즌 5), 키패스 25개(인천 유나이티드 FC 18, 대전하나시티즌 7), 골대 맞은 슛 2개(인천 유나이티드 FC 2)

이 보기 드문 기록들이 역전 - 재역전 - 극장 동점골이라는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이다. 게임 시작 후 7분 25초만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중원의 핵심 이명주가 왼발 첫 골을 넣었다.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의 빌드 업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빈 골문으로 굴려넣은 것이다.

이렇게 일찍 뜨거워지기 시작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2~3분이 멀다하고 짜릿한 순간들이 교차했다. 11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보섭의 스루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가 빠른 역습 드리블로 제르소에게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여기서 이창근은 직전 실수를 만회하듯 침착하게 각도를 잡고 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19분 1초에 대전하나시티즌이 왼쪽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를 살려내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진현의 로빙 패스를 받은 골잡이 티아고가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키퍼 김동헌보다 반 박자 빠르게 오른발 발리슛을 차 넣은 것이다.

전반전을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듯 인천 유나이티드 FC 주장 오반석이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결정적인 헤더 슛(41분)으로 왼쪽 기둥을 때렸다. 후반전 초반에도 김보섭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받은 김도혁이 슬라이딩 발리슛(52분)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대전하나시티즌 골문 오른쪽 기둥 옆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해결사로 돌아온 에르난데스가 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조유민을 앞두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내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FC 해결사로 돌아온 에르난데스가 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조유민을 앞두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내는 순간 ⓒ 심재철

 
양팀 후반전 교체 선수들이 믿기 힘든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FC 감독과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의 선택들이 하나하나 놀라웠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음포쿠는 63분에 이명주의 오른발 앞에 자로 잰 듯한 얼리 크로스를 보내줘 짜릿한 추가골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오른쪽 기둥을 때리는 오버헤드킥에 이어 놀라운 집중력으로 3-2 재역전골(80분 39초)을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시즌 발목 수술을 받고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 FC 새 골잡이 에르난데스가 76분 37초에 송시우의 스루패스를 받아 낮게 깔리는 오른발 대각선 골을 터뜨려 바로 그 지점이 에르난데스 존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58분에 바꿔 들어온 대전하나시티즌의 김인균은 놀라운 스피드와 뛰어난 집중력을 자랑하며 진정한 슈퍼 서브라는 존재감을 맘껏 자랑했다. 66분 22초에 이진현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역전골(1-2)을 넣었고 88분 56초에는 티아고의 오른발 패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기막힌 밀어넣기 극장 동점골(3-3)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2부심의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갔지만 꽤 오랜시간 VAR 온 필드 리뷰 판독 끝에 최현재 주심은 온 사이드 골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대전하나시티즌 슈퍼 서브 김인균의 2-1 역전골 순간

대전하나시티즌 슈퍼 서브 김인균의 2-1 역전골 순간 ⓒ 심재철

 
그리고 이 동점골이 나오기 직전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주세종을 향해 위험한 파울을 저지른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의 핵 김동민이 퇴장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추가 시간이 10분 가량 길게 이어졌는데, 90+ 9분 12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송시우의 헤더 패스를 받은 또 한 명의 교체 선수 홍시후가 결정적인 왼발 슛으로 이 게임 세 번째 역전골 주인공으로 떠오를 수 있었지만 대전하나시티즌 골문을 지킨 이창근의 슈퍼 세이브에 탄식을 내뱉어야 했다.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다음 주 일요일(12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만나게 되며,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시즌 초반 선두권으로 나선 대전하나시티즌은 토요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1위 포항 스틸러스를 불러들인다.
 
 후반전 추가 시간 9분 12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홍시후가 극장 결승골을 노리고 찬 왼발 슛을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가 기막히게 막아내고 있다.

후반전 추가 시간 9분 12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홍시후가 극장 결승골을 노리고 찬 왼발 슛을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가 기막히게 막아내고 있다. ⓒ 심재철

 
2023 K리그1 결과(4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3-3 대전하나시티즌 [득점 : 이명주(7분 25초), 에르난데스(76분 37초,도움-송시우), 음포쿠(80분 39초) / 티아고(19분 1초,도움-이진현), 김인균(66분 22초,도움-이진현), 김인균(88분 56초,도움-티아고)]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제르소(74분↔송시우), 에르난데스(88분↔홍시후), 김보섭(88분↔김준엽)
MF : 김도혁, 신진호, 이명주(88분↔여름), 정동윤(61분↔음포쿠)
DF : 델브리지, 김동민, 오반석
GK : 김동헌
90+4분 김동민 퇴장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유강현(58분↔김인균), 티아고, 이진현
MF : 서영재(85분↔임덕근), 주세종(90+2분↔공민현), 김영욱(58분↔신상은)
DF : 안톤, 조유민, 김민혁, 오재석
GK : 이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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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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