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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도 주민들은 넓은 갯벌에서 가리맛조개와 바지락을 채취하며 살아왔지만 요즘은 펜션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동검도 갯벌
 동검도 주민들은 넓은 갯벌에서 가리맛조개와 바지락을 채취하며 살아왔지만 요즘은 펜션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동검도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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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청 강화 길상면 동검도는 70가구 200여 명이 사는 작고 조용한 섬이다. 1985년 제방도로가 생겨 육지로 연결이 됐지만 주민들은 넓은 갯벌에서 가리맛조개와 바지락을 채취하며 살아왔다.

요즘은 펜션이 많이 들어서는 추세다. 길상면 동검도와 삼산면 서검도가 한양으로 들어가는 배들의 해상검문소여서 현재도 동검도에는 '해상검문소'라는 건물이 있다.

동검레져바다낚시터에 가니 멀리서 학생처럼 보이는 세 명이 오고 있다. 박상민(47), 김수현(47)씨 부부와 아들 진서(16)군이다. 의왕에서 펜션을 얻어 동검도에 놀러 왔다. 아버지 박상민씨는 코로나19로 늘 호캉스를 했는데, 이번에 동검도에 와서 가족과 함께 낚시터에 산책을 나오고 저녁에는 쇠고기를 구워 먹을 생각을 하니 아주 좋다고 흐뭇해한다.

처음 동검도에 왔느냐고 물으니 "처음이 아니라고 하면 맞아 죽을지도 모르니까 처음 왔다고 하겠다"라고 한다.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웃으며 바로 등짝 스매싱을 날리자 남편은 "향숙이랑~" 웃으며 농담으로 얼버무린다. 그런 부모의 알콩달콩한 장면에 아들 진서군이 빙그레 미소 짓는다.

엄마·아빠랑 와서 좋은 여행이라고, 특히 갯벌이 넓어 좋다며 자랑한다. 새해 계획은 80kg 후반의 몸무게를 70kg으로 줄일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어머니 김수현씨는 가족들에게 "올해 행복하자. 꽃길만 걷자"고 강조한다. 동안의 비결을 묻으니 아버지는 "이 각박한 세상 자만하지 말고 살자"를 되뇐단다.

"조용해서 끌리는 섬"
 
동검레져바다낚시터
 동검레져바다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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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길을 끼고 바다 끝까지 가다가 좁은 길에서 서울에 산다는 박수진(41)씨와 김미영(42)씨를 만났다. 대학 친구라는데 박수진씨 부모는 강화도 선두리에 귀농하여 살고 있어 찾아왔다. 동생이 추천해 동검도를 걸어서 처음으로 산책하는 중이다. 넓게 펼쳐진 갯벌이 좋다며 수줍게 말한다. 김미영씨는 "지금 이곳은 개발 중인가 보다. 개발이 덜 된 동검도가 나중에 사람들로 북적일 것을 생각하니 기대가 되고 걱정도 된다"고 속내를 밝혔다.

개발로 파헤쳐질 것을 생각하면 아쉽고 반면 본연의 조용한 섬으로 간직되기를 바라는 두 마음을 내비친다. 그동안 몰랐던 곳인데 휴양공간으로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과 마트가 멀고 차가 없으면 조금 불편한 섬이지만 조용해서 끌리는 곳이라고 일갈한다.

들어갈 때는 못 보았던 '은하산토리니펜션앤호텔갤러리'가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며 파란 둥근 지붕으로 눈에 띈다. 윤삼규(58) 사장은 3월 초에 개업할 것이라며 준비가 한창이다. 아들이 홍대 도예과를 나와 동양화를 전공한 친구와 무인카페에 도예체험실을 마련해 놓았다. 무인카페에는 한지에 그려진 동양화가 고급스럽게 걸려있다. 색감이 예쁜 곳이다. 가족 단위, 연인들이 동검도 조용한 섬에 왔다가 머물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

이색 공간으로 곧 유명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지은 건물답게 깨끗하다. 멀리 소리 없이 다가오는 적군의 침입처럼 바닷물이 밀려오니 한지에 물 스미듯 어느새 바다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즈넉하고 무척 아름답다.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막 일몰의 장관을 보는 이복자(59)씨는 소녀처럼 달뜬 표정이다. 윤용희(62) 남편과 하트 조형물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다리 끝에 차를 대고 윤미리(36) 딸, 오승현(42) 사위와 손녀 오민채(1)가 가까이 오자 하트 안에 붉은 불덩이 하나 사이에 두고 오밀조밀 앉아 포즈를 취한다. 이복자씨가 "새해에 가족들과 일몰을 보면서 건강하고 만사형통하기를 비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위는 일몰 명소여서 왔다며 가족 건강을 바라고 다음에는 양가 부모를 모시고 오겠다고 다짐한다.

일몰의 멋진 풍경과 부드러운 이불 같은 갯벌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곳, 동검도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동검도로 여행을 온 박진서, 김수현, 박상민씨 가족
 경기도 의왕시에서 동검도로 여행을 온 박진서, 김수현, 박상민씨 가족
ⓒ 현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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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산다는 박수진(41, 왼쪽)씨와 김미영(42)씨를 동검도에서 만났다
 서울에 산다는 박수진(41, 왼쪽)씨와 김미영(42)씨를 동검도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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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산토리니펜션앤호텔갤러리
 은하산토리니펜션앤호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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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현, 오민채, 윤용희, 이복자, 윤미리(왼쪽부터)씨 가족. 이복자씨 가족은 새해에 가족들과 일몰을 보면서 건강하고 만사형통하기를 기원했다
 오승현, 오민채, 윤용희, 이복자, 윤미리(왼쪽부터)씨 가족. 이복자씨 가족은 새해에 가족들과 일몰을 보면서 건강하고 만사형통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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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현성자 i-View 객원기자

태그:#동검도, #바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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