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야기하는 '4대 스포츠 대회'가 하나도 열리지 않는 시기다. 동·하계 올림픽도, 월드컵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없다. 그럼에도 스포츠 팬들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한 3월이다.

월드컵 시리즈가 마무리된 쇼트트랙을 비롯해 빙판 위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로 2022-2023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하려고 한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남자부, 여자부 순위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배구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축구대표팀의 첫 A매치도 스포츠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3월을 뜨겁게 달굴 주요 대회와 경기들을 소개한다.
 
 9~11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개최되는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박지원

9~11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개최되는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박지원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경쟁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의 기운을 세계선수권대회로 이어가려는 이해인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의 기운을 세계선수권대회로 이어가려는 이해인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올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랭킹 1위에 등극한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스타트를 끊는다.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리는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와 다카기 미호(일본)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을 벌인다. 여자 500m 경기는 4일 새벽(한국 시각)에 진행된다.

김준호(강원도청), 차민규(동두천시청), 이승훈(IHQ) 등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마지막 월드컵 대회(6차, 폴란드)서 남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거머쥔 정재원(의정부시청)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개인, 계주 종목을 포함해 월드컵에서 22개의 금메달을 챙긴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방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른다.

ISU는 오는 9일부터 3일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3일권 티켓이 모두 동이 났을 정도로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올 시즌 남자부 종합 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 우승' 최민정(성남시청) 등 월드컵 시리즈를 소화했던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소화할 예정이다.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 이해인(세화여고)을 비롯해 김예림(단국대), 김채연(수리고), 차준환(고려대)이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20~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다. 여자,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는 각각 22일과 23일에 진행되며 24일(여자 싱글 프리), 25일(남자 프리)에 순위가 결정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야구, 6년 만에 찾아온 WBC
 
 2009년 이후 14년 만의 4강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

2009년 이후 14년 만의 4강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 ⓒ 한국야구위원회(KBO)

 
메이저리그(MLB)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하며 기지개를 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6년 만에 야구팬들 곁으로 찾아왔다.

8일 A조 쿠바-네덜란드전을 시작으로 본선 1라운드 일정에 돌입, 결승전이 개최되는 22일까지 대회가 이어진다.

B조에 속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9일 호주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하고 이튿날에는 '숙적' 일본과 격돌한다. 사실상의 B조 1위 결정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 현지에서도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비행기 기체 결함으로 일부 선수들의 귀국 일정이 미뤄졌으나 선수단 전원이 1일 무사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대표팀은 2일부터 이틀간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vs. SSG 랜더스 퓨처스팀)를 진행하며 4일에는 일본으로 이동한다. 6~7일 일본 프로야구(NPB) 팀들과 평가전으로 최종 점검을 마무리한다.

한편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10개 구단 선수들은 13일부터 28일까지 팀 당 14경기씩 총 70경기의 일정으로 2023 KBO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시범경기가 다 끝나면 다음 달 1일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각 팀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코앞에 다가온 봄배구, 마지막까지 모른다
 
 여자부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선두 경쟁은 끝까지 간다.

여자부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선두 경쟁은 끝까지 간다. ⓒ 한국배구연맹(KOVO)

 
6라운드 일정이 한창인 프로배구(V리그)의 정규리그 최종일은 3월 19일이다.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과 2위 현대캐피탈의 격차는 승점 4점 차로, 오는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두 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 배구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3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한 대한항공이 최근 남자부에서 가장 흐름이 좋은 현대캐피탈의 기세를 꺾을지가 관건이다.
 
여자부 선두 탈환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상태다. 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점 3점에 도전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3-4위 경쟁도 '현재진행형'이다. 남자부에서는 3위 우리카드, 4위 한국전력, 5위 OK금융그룹 세 팀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3위 KGC인삼공사와 4위 한국도로공사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해 준플레이오프 개최 가능성이 존재한다.

준플레이오프가 거행될 경우 여자부는 21일, 남자부는 22일부터 포스트시즌을 소화한다. 3, 4위 팀이 맞붙는 준플레이오프는 3위 팀 홈 경기장서 단판승부로 치러지며 플레이오프는 3판 2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은 5판 3선승제다.

'클린스만호' 첫 출항, 두 차례 평가전 예정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으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으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 대한축구협회(KFA)

 
이번 달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3년 5개월 동안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24일 콜롬비아전(울산 문수축구경기장)과 28일 우루과이전(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로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 미하엘 뮐러 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평가전을 확실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던 팀이지만, FIFA 랭킹 17위로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였던 우루과이는 여전히 강력한 전력을 갖췄다.

경기 결과를 떠나서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 시작부터 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팬들의 신뢰도 더 낮아질 수밖에 없고 자칫 4년 공든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 협회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스포츠 ISU WBC 축구 프로배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