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축구의 봄, K리그1 개막이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 출발은 그야말로 역대급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2023 K리그1 일정표를 편성한 한국프로축구연맹 직원이 특별 보너스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가 25일(토) 오후 2시 울산 빅 크라운(문수구장)에서 라이벌 전북 현대와 만나 2023 시즌 첫 발걸음을 뗀다. 지난 해 울산 우승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이 불편한 이야기를 남기고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뛰게 되었으니 이 공식 개막전의 별명이 '아마노 준 더비'로 붙었다.
 
 2023 K리그1 각 구단들의 이적생 대표 선수들로 구성해 본 베스트12

2023 K리그1 각 구단들의 이적생 대표 선수들로 구성해 본 베스트12 ⓒ 심재철

 
'아마노 준' 더비부터 '윤빛가람' 더비까지

겨울철 휴식기를 거치며 숨가쁜 전지 훈련을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들 모두 새 멤버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래서 K리그1 열 두 구단을 대표할만한 새 멤버들로 베스트 12를 구성해 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이 챔피언 울산 현대가 스웨덴에서 데려온 공격수 구스타브 루빅손이다. 그곳 7부리그부터 1부리그까지 올라오면서 보기 드문 성장 스토리를 가진 선수라서 이번 겨울 울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펼친 전지 훈련 기간에 참가한 디 애틀랜틱 컵 대회 세 차례의 공식 게임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다시 데려온 골잡이 주민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새 외국인 미드필더 다리얀 보야니치(스웨덴)의 연착륙 가능성은 어느 정도 확인했지만 루빅손이 바코, 엄원상 등 기존 멤버들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베일에 쌓여 있다.

울산 팬들 입장에서 루빅손의 K리그1 적응기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사실 K리그 전체 팬 입장에서 더 궁금한 것은 개막전 어웨이 팀 전북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전 울산 멤버 아마노 준이 뛰는가 하는 점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이적 과정에서 울산 프런트를 포함하여 홍명보 감독과 나눈 대화에 몇 가지 오해의 소지를 남겼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이 게임 빅 크라운의 관중석이 거의 가득 찰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아마노 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야유와 함성이 섞여 나올 것이 분명하다.

또한 전북 현대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던 송범근이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로 떠난 뒤 그 자리에 지난 시즌까지 FC 안양의 골문을 지키던 정민기가 들어와 본격적인 1부리그 도전에 나선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각 팀마다 골키퍼 자리 이동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 아무래도 정민기가 그 자리에서는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같은 날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양보할 수 없는 경인 더비 매치가 열린다. 홈 팀 FC 서울도 꽤 많은 새 멤버들이 있는데 그들 중에서 국가대표 골잡이 황의조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다. 6개월 단기 임대 형식으로 새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황의조 당사자나 FC 서울 모두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인 더비 라이벌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도 못지 않게 알찬 새 멤버들이 들어와 '생존왕' 꼬리표를 떼고 상위 스플릿(파이널 A그룹) 중에서도 4위 이내의 성적을 다시 한 번 낼 수 있는 팀으로 꼽힐 정도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유능한 날개 공격수 제르소, 2010년 토트넘 홋스퍼에서 데뷔한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미드필더 폴-조제 음포쿠도 눈에 띄지만 포항 스틸러스의 살림꾼 신진호가 들어와 이명주와 나란히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 가장 놀라운 소식이다.

이 경인 더비에도 엄청난 관중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황의조와 제르소의 공격수 실력 대결 관심도가 뜨겁겠지만 기성용(FC 서울)과 에르난데스(인천 유나이티드)의 재회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시즌 에르난데스의 발목에 위험한 태클을 걸어 시즌 아웃을 시킨 장본인이 바로 기성용이기 때문이다. 

개막 둘째 날에도 이적생 더비 매치가 이어진다. 26일 일요일 오후 2시 서귀포에 있는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니이티드와 수원 FC가 만나는데 여기서도 수원 FC의 새 멤버가 된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직전 소속 팀인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겨냥하는 '윤빛가람 더비'가 성사된 것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나 수원 FC에 둥지를 틀기까지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에게 서운했던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에 댄스 세리머니로 지난 시즌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승우(수원 FC)보다 더 주목받게 생겼다. 

이어서 일요일 오후 4시 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 퍼플 아레나에서는 8년만에 1부리그로 승격한 홈 팀 대전 하나시티즌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렸던 홈 개막전을 펼친다. 상대 팀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유쾌하게 이끌고 있는 강원 FC다. 이 게임으로 가장 주목받을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한 이적생 골잡이 유강현(충남 아산→대전 하나시티즌)이다. 

큰 차이는 없다고들 하지만 2부리그 상대 팀 수비수들과 1부리그 상대 팀 수비수들의 압박 차이를 실감하며 유강현의 득점 감각이 어느 정도 통할 것인지는 강원 FC의 베테랑 수비수 김영빈이 알려줄 것으로 보인다. 성남 FC 검정색 유니폼을 벗고 강원 FC의 오렌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멀티 플레이어 유인수가 지난 시즌 영 플레이어상에 빛나는 양현준을 얼마나 도울 수 있는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2023 K리그1 첫 라운드 일정(왼쪽이 홈 팀)
울산 현대 - 전북 현대 : 2월 25일(토) 오후 2시 울산 빅 크라운
FC 서울 - 인천 유나이티드 FC : 2월 25일(토) 오후 4시 30분 서울 월드컵
수원 블루윙즈 - 광주 FC : 2월 25일(토) 오후 4시 30분 수원 빅 버드

포항 스틸러스 - 대구 FC : 2월 26일(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
제주 유나이티드 - 수원 FC : 2월 26일(일) 오후 2시 제주 월드컵
대전 하나시티즌 - 강원 FC : 2월 26일(일) 오후 4시 30분 대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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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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