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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 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 모임 출범식’에 참석해 동참한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 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 모임 출범식’에 참석해 동참한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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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거부한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국민훈장을 시민들이 대신 수여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관련 기사: 윤석열 정부가 막은 할머니의 국민훈장, 시민이 드립니다 https://omn.kr/22qe9)

이원규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평화훈장 추진위 대변인은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서명운동을 선포한 이후 이날까지 온오프라인을 합쳐 2천여 명이 넘게 훈장 추진에 동참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참가단체도 벌써 90여 개에 달한다. 30년간 일본과 싸워온 할머니의 훈장을 거부한 정부 규탄 여론이 크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14일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를 찾았던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다음 달 3월 1일 양금덕(94) 할머니에게 평화훈장을 수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양 할머니의 '2022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에 정부가 사실상 제동을 걸자 이들 단체는 부산 시민의 뜻을 모아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국가인권위는 한평생 사죄배상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할머니를 포상자로 추천했지만, 서훈까지 이르지 못했다. 외교부의 이견 제시로 행정안전부가 국무회의 안건 상정을 보류하면서다. '대일 굴욕외교'란 비판이 뒤따르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그러자 광주, 울산 등에서 여러 단체가 '시민훈장'을 자체 제작해 양 할머니에게 상을 대신 수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과 관계개선에만 매달려 우리 정부가 훈장을 주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나서겠단 취지였다.

규모는 더 커졌다. 일본영사관이 있는 부산에선 추진위원회가 꾸려져 1만 명 서명운동이 본격화했다. 30곳으로 시작했던 지역의 참여단체는 70곳을 넘어서 현재는 93곳으로 불어났다. 국민훈장 논란이 삼일절을 앞두고 비판 여론에 불을 지핀 격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여가 무산된 가운데, 14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삼일절 평화훈장을 수여식을 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서훈을 거부한다면 시민이 직접 나서겠단 의미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여가 무산된 가운데, 14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삼일절 평화훈장을 수여식을 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서훈을 거부한다면 시민이 직접 나서겠단 의미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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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여가 무산된 가운데, 14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삼일절 평화훈장을 수여식을 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서훈을 거부한다면 시민이 직접 나서겠단 의미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에 대한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수여가 무산된 가운데, 14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삼일절 평화훈장을 수여식을 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서훈을 거부한다면 시민이 직접 나서겠단 의미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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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은 일본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양금덕 할머니 인권상 결정을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고, 결국 시상식이 취소됐습니다. 대통령을 대신해 나라의 진짜 주인인 국민이 평화훈장을 드립시다."

이러한 호소에 온라인 신청 홈페이지(https://vvd.im/할머니의평화훈장)에는 이날 기준 1734명이 동참했다.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수백 여장의 추천서가 속속 도착하면서 참여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추진위는 1만 추천인 명단과 모금으로 제작한 평화훈장을 '3.1절 104주년 맞이 강제징용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수여식'에서 공개한다. 이날 서울서 열리는 삼일절 범국민대회로 인해 양금덕 할머니는 영상으로 함께한다. 추진위는 생중계로 양금덕 할머니를 부산 행사장과 연결할 계획이다.

추진위 측은 3월 내에 할머니를 부산으로 초청해 평화훈장을 전달키로 했다. 이는 상을 마련한 부산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는 할머니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양 할머니는 나주공립보통학교 6학년이었던 일제강점기 1944년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 강제 동원됐던 피해자다. 하지만 해방 이후 제대로 된 사과조차 듣지 못한 채 가난과 오해 속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1990년대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면서 직접 권리찾기에 나섰다.

번번이 패소했지만, 강제연행과 노역 등의 일제의 전쟁범죄 문제를 공론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2년에는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잇따라 승소했다. 2018년 대법원에서 손해배상 확정판결까지 받아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기업은 아직도 공식적인 사죄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태그:#양금덕 할머니, #평화훈장,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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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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