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등 동남아 각지에서 야구선교사로 활동 중인 이만수 감독 .

▲ 라오스 등 동남아 각지에서 야구선교사로 활동 중인 이만수 감독 . ⓒ 헐크 파운데이션 제공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홈런타자이자 한국인 지도자 최초로 메이저리그 우승반지를 수상한 '헐크' 이만수 감독. 지난 2014년, 그는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감독시절 늘 꿈꿔온 '야구 선교'를 위해 돌연 라오스로 떠났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된 2023년. 그는 여전히 한결같은 모습으로 동남아시아 야구전파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라오스 야구협회가 창립되고 현지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 참여하였으며, 자국내 최초 야구장이 건설되는 등 많은 기적같은 일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제는 동남아시아 최초로 야구대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다음은 지난 2월 18일, 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감독(이사장)과 나눈 인터뷰.

- 안녕하세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와 동남아 국가들, 특히 현재는 베트남에 왕래하면서 여전히 동일한 야구선교의 꿈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최근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도 다녀오면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 라오스에서 대회를 개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여쭤볼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24일, '제 1회 동남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DGB컵)'를 라오스에서 개최합니다. 라오스와 베트남, 태국과 캄보디아가 참여하며 앞으로 이 대회를 통해 동남아시아에 야구가 더욱 대중화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동남아시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셨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대회 개최라는 꿈은 감독님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직도 동남아시아에서 야구대회가 열린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습니다. 처음 라오스에 발을 디디던 2014년만 생각한다면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에는 정말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이 기적들이 일어나기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언젠가는 그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정말 멀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더 큰 목표를 하나둘씩 이뤄가고자 합니다."
 
라오스 현지 학생들과 이만수 감독  .

▲ 라오스 현지 학생들과 이만수 감독 . ⓒ 헐크 파운데이션 제공

 
- 벌써 라오스 및 베트남에서 활동을 시작하신 지 10년째입니다. 가끔은 한국에서의 활동이 그립지 않으신가요?
"한국 프로무대에서 활동했던 시절이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절이 지금보다 더 행복했는지 물어보신다면 그것 또한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국내 야구팬분들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명예를 누렸던 그 시간도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야구와 희망을 동시에 전할 수 있음에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합니다.

라오스에서는 시원한 물 한 잔이 필요해서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것보다 보람있는 일은 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라오스에서 활동하시면서 국내에서의 많은 의문 어린 시선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그런 여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 라오스로 떠났을 때 국내에선 저를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도 나름 한 프로구단을 지휘하던 감독이었는데, 그런 제가 낯선 타지에, 그것도 야구라는 스포츠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야구를 전파하러 간다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선수로 활동했던 시절부터 언젠간 제가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반드시 야구로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 꿈을 지지해준 가족 덕분에 라오스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Never ever give up'은 제 좌우명입니다. 이 한 문장을 늘 떠올리며 제 뜻을 굽히지 않고 열심히 달려와보니 어느덧 이곳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개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칭호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께서 저를 '바보'라고 부르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아마도 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 자비까지 지출하시면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말씀드렸듯이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과 간절한 기도가 함께했습니다. 처음 라오스 선수들이 제대로 된 운동화 조차 없이 흙바닥에서 야구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지금은 정말 많은 것들이 변화됐습니다. 저는 늘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자비를 지출함에도 절대 후회한 적도 후회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은 라오스에서의 대회가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는 것이 당장의 소망입니다. 이후엔 라오스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야구라는 스포츠가 잘 정착할 수 있게 함께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인도차이나 반도 5개국(라오스,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에 야구를 전파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제가 이 목표를 완전히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내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야구로 받은 사랑을 야구로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비록 주로 국내가 아닌 타지에 야구를 전파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야구를 통해 꿈을 찾고 인생이 변화된 청년들을 바라볼 때면 이 일에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어떠한 경로로든 이 일에 동참해주신다면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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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만수 감독의 일에 동참하길 희망하는 이들은 누구나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헐크 파운데이션: http://www.hulkfoundation.org/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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