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들이 17일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들이 17일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연패를 끊고 한 달 만에 웃었다. 

우리카드는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8-26 25-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5연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승점 43(15승 14패)을 기록, 한국전력(승점 42·13승 16패)을 끌어내리고 3위로 다시 올라서며 '봄 배구'를 향한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반면에 1위 자리가 위태로운 대한항공은 전 경기에서 4연패를 끊자마자 또다시 패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논란의 판정, 절실함으로 극복한 우리카드 

우리카드는 1세트부터 짜릿한 역전으로 기세를 올렸다. 세트 후반까지 16-19로 끌려가던 우리카드는 리버맨 아가메즈의 서브 에이스와 상대의 범실 등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22-21로 뒤집었다. 

곧이어 송희채가 대각 공격과 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치열하고, 논란도 있었다. 우리카드가 달아나면 대한항공이 쫓아가는 접전이 계속되면서 듀스 승부까지 벌였고, 우리카드는 아가메즈가 대각 공격을 성공했으나 심판은 블로킹을 시도하던 정지석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이유로 '노 카운트' 선언을 했다.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과 선수들은 아가메즈의 공격이 성공하고 뒤늦게 휘슬을 불었다며 거칠게 항의했으나, 결국 아가메즈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연패 탈출이 절실한 우리카드로서는 억울할 법도 했으나, 실력으로 극복했다. 아깝게 득점을 잃은 아가메즈가 백어택을 성공했고, 송희채가 길었던 2세트에 마침표를 찍는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면서 우리카드 선수들은 포효했다.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다친 손가락을 테이핑하고, 부상에서 갓 회복한 곽승석까지 투입했다. 그러나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면서 우리카드의 블로킹에 막히거나 범실이 잦아졌다. 대한항공이 스스로 무너지자 별다른 힘을 쓰지 않고도 리드를 잡은 우리카드는 3세트마저 따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살림꾼' 송희채 
 
 프로배구 우리카드 송희채

프로배구 우리카드 송희채 ⓒ KOVO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홈구장인 장충체육관에서 치른 대한항공과의 3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상대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서나갔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대한항공이지만 장충체육관에서는 우리카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좌우 쌍포' 아가메즈와 나경복이 각각 21점, 13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최근 기복이 있었던 아가메즈가 부활한 점이 우리카드로서는 고무적이다.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의 활약도 큰 힘이 됐다. 득점은 9점으로 아가메즈나 나경복보다 적었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격과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고, 리시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송희채는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 도중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했으나,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아닌 현역병으로 지내다가 돌아온 탓에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약점이었던 잦은 범실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신영철 감독이 신예 공격수 김지한을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송희채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순위 경쟁이 치열한 리그 후반이 되자 경험이 많은 송희채의 기회가 늘어났고,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다음 시즌에는 '에이스' 나경복이 군 입대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우리카드로서는 송희채가 살림꾼을 넘어 맏형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우리카드 대한항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