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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2022년 6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2022년 6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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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특검(특별검사제)'이란 두 글자가 여의도를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붙는 수식어는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두 가지다. 특검 자체가 두 가지란 뜻이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퇴직금 50억 무죄' 판결로,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들의 일부 유죄를 계기로 다시 급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쌍끌이 특검' 카드를 던졌고, 특히 김건희 특검은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에 필요한 180석을 채우려면 기본소득당 등 소수정당과 정의당 의원 6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정의당은 '김건희 특검보다 대장동 50억 클럽이, 김건희 대면조사가 먼저'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정의당이 '대장동 50억 클럽'만 특검을 하고 김건희 여사는 여전히 검사들에게만 맡기자고 한다면, 우리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박홍근 원내대표)", "정의당의 (김건희 특검 신중) 논리가 이제는 다 적용되지 않는다(김남국 의원)"이라며 날을 세웠다. 일부 지지자들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의 페이스북에 줄줄이 악성댓글을 다는 등 '좌표찍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왜 정의당과 다른 당을 비난하나"라며 "협치도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 안을 토대로 '곽상도 50억 무죄' 특검으로 쟁점을 좁히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물론 국민의힘까지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의 경제전문가로서 볼 때도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은 심각하지만, 더욱 여론을 숙성시키기 위한 '전초전'으로 활용할 기회라며 지도부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 해야한다, 하지만..."

- 지난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들의 1심 선고가 있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판결문을 분석 중인데, 기본적으로 '실패한 시세조종' 이건 웃기는 말이다. 도둑질하고 물건 갖다 놓으면 도둑이 아니다라는 것과 동일한 논리 아닌가. 또 김건희 여사 쪽은 '우리는 이용당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정말 이용 당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일이 불가피하다. 그걸 해야 피해자인지, 가담자인지 확정할 수 있으니까.

또 판결문은 김 여사 쪽도 (주가조작에)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2010년 10월 21일을 기준으로 1차, 2차 주가조작을 구분할 때 두 번 모두 사용된 계좌는 김 여사 계좌밖에 없다. 당연히 '2010년 거래가 전부인데, 손해만 봤다'던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진술 자체가 틀린 진술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 것들을 확인해야 한다."

- 정의당도 같은 이유로 '김건희 특검보다 검찰 출석이 먼저'라고 말하는데.

"대면 조사도 안 하고 계속 묻고 가면 검찰이 불공정하게 선택적으로, 편파적인 행위를 하는 셈이 된다. 그러면 국민들이 봤을 때 '이거 뭐지? 검찰이 자꾸 안 하면 특검이라도 해야겠네'라고 한다. 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같이 가야 한다."

- '김건희 특검은 시기상조'란 얘기로 들린다.

"김건희 특검은 해야 된다. 하지만 당장 하면 국민들이 헷갈린다. 지금 김건희 여사 의혹, 곽상도 전 의원 아들 50억 무죄, 대장동 의혹 다 있어서 이슈가 복잡한데, 우리 메시지까지 국민들이 헷갈려 한다. 또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정의당 안을 토대로 곽상도 건만 하면? 이 사안은 대통령실조차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하지 않았나. 검찰이 항소하겠다는 이유도 수사와 기소를 제대로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희(검찰)가 하면 안 된다. 그간 전력이 있지 않나'라는 거다. 물론 우리 당에는 '다른 사안들도 있지 않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발견될 경우 그 사건은 특검이 검찰에 이첩하도록 하면 된다. 또 이첩 후 검찰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다시 한 번 검찰의 문제점을 짚을 수 있다. 만약 검찰이 또 수사를 안 하면 '아니 검찰은 왜 저래?' 이러면서 김건희 특검 찬성 여론도 더 올라올 수 있고." 

"곽상도 건으로 정밀타격해야 '방탄' 프레임도 대응"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밖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5천만원에 대해서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밖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5천만원에 대해서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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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 찬성이 66.4%, 반대가 24.9였다(2월 6~7일 성인 1500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곧바로 특검을 해도 괜찮은 분위기 아닌가.

"하지만 지금 곽상도 전 의원 무죄로 (기존 사법시스템에 분노하는) 법감정이 많이 올라왔다. 그러면 이 사안에 집중해야 한다. 곽 전 의원 문제가 부각되면 될수록 김건희 특검 여론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검찰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지 않나. 우리가 정밀타격하기 좋은 사안이다.

'방탄 프레임'에 대응하기도 좋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비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기로 하지 않았나. 그리고 국민들이 볼 때 그들이 이야기하면 더 납득할 수 있다. 어쨌든 우리는 대장동 의혹의 당사자처럼 보일 수 있다. 또 이 사안을 갖고 두 당이 엄청나게 정쟁을 벌여왔는데 둘 다 특검 후보자 추천 논의에 참여하면 '누구 편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고집보다는 내려놓을수록 훨씬 더 명분이 생긴다."

- 특검법안 자체도 그렇고, 비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그걸 받아들이겠냐는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대통령실도 '(곽상도 전 의원 1심 무죄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하지 않았나. 또 (특검 수용 여부는) 시금석이다. 여권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여론은 높고, 수용 안 하면 다 편파적인 게 되어버리고."

"민주당 지도부, 협상하라... 왜 다른 당 비난하나"

- 정의당은 일단 법안 초안은 만들었지만 의석 수(6명)가 부족해 발의 정족수 10명을 못 채우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그러니까 우리 당 원내지도부가 정의당과 협상해야 한다. '협치'도 성과다. 우리가 보기엔 정의당 안이 미흡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이 하기 위해서 이거라도 일단 시작해보자. 그리고 김건희 특검은 할 수밖에 없다. '50억 무죄' 특검을 하고 경과를 보면서 국회 정무위원회, 상임위원회 등에서 관련 질의들도 나올 것 아닌가. 그런 것들이 따박따박 쌓이면서 가야 한다. 

또 정치인은 공약수가 있으면 그걸 받아서 우리 당 지지자들한테 '미안하다. 죄송하다. 그러나 같이 가야 된다'고 말해야 한다. 왜 정의당과 다른 당을 비난하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민주당 숫자만 갖고 할 수 있었나? 아니었다. 정치인은 국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정밀하게 움직이는 게 맞고, 또 그래야만 이재명 대표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것도 더 드러난다."

- 오히려 정의당 안이 민주당에게도 좋다는 뜻인가.

"그렇다. 민주당으로선 검찰 문제를 제대로 부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이 오게 된다. 또 우리 당이 제일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난방비부터 해서 민생 문제다. 우선 곽상도 건 특검으로 매듭지어서 법적인 절차로 들어가게 만들어 놓고, 정치는 민생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섞여버리니까 아무리 민생을 얘기해도 묻혀버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50억 문제부터 특검을 하면, 저쪽(국민의힘)에 부담을 넘겨주게 된다.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논스톱으로 패스하는 선수다. 혼자서만 공 몰면 태클도 당하고 부상도 입는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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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건희 특검, #대장동 특검, #곽상도, #50억,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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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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