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독일을 포함한 35개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금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각) 영국 주재로 35개국 장관이 화상 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루시 프레이저 영국 문화언론체육부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잔혹한 전쟁을 멈추지 않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올림픽에 대표단이 올 수 없다"라며 "이를 위한 공동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올림픽 참가 금지 징계를 내리면서도, 국적에 따른 차별은 안 된다며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아직 보이콧까지는 아냐... 다른 압박 방법들 있다"

그러나 35개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하고 나선다면 IOC로서는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집단 보이콧까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카밀 보르트니추크 폴란드 체육장관은 "아직 보이콧을 논의할 때는 아니다"라며 "IOC에 압박을 가할 다른 방법들이 아직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반체제 선수들이 '난민 선수단'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도 타협안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이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부적절한 옵션"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반체제 선수들은 '난민 깃발' 아래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라고 밝힌 것과 맥락이 같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IOC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아직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관련 기사 : 파리시장-IOC, 러시아 파리올림픽 참가 놓고 '충돌').

IOC "올림픽 보이콧 위협, 매우 유감" 우크라에 불만 
   
우크라이나는 올림픽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출전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지지 국가를 늘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테러리스트 국가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폭력과 무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현재까지 228명의 우크라이나 선수 및 코치가 목숨을 잃었다"라며 "러시아는 중립을 가장한 깃발이나 백기마저 피로 물들이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반면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체육부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가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하고, 다른 나라들에 동참을 압박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올림픽 헌장과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보이콧 위협은 너무 이르다"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파리 올림픽 중립국 자격 참가는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체육부는 "IOC가 나쁜 쪽을 편들고, 피해자를 외면하고 있다"라며 "올림픽 헌장과 정신에 반하는 것은 (올림픽 보이콧이 아니라)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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