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중견수 박해민(좌측)과 두산 중견수 정수빈(우측)(사진 : LG 트윈스/두산베어스)

LG 중견수 박해민(좌측)과 두산 중견수 정수빈(우측)(사진 : LG 트윈스/두산베어스) ⓒ 케이비리포트


지난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롭게 떠오른 볼거리 중 하나는 '잠실 중견수' 박해민(LG)과 정수빈(두산)의 맞대결이었다. 2021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가 국가대표 출신 중견수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 원에 영입해 두산 베어스의 주전 중견수 정수빈과 대결 구도가 형성되었다. 정수빈은 2020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처음 취득해 6년 총액 56억 원에 두산과 잔류 계약을 맺었었다.

박해민과 정수빈은 빠른 발을 앞세워 수비 범위가 매우 넓은 난형난제의 리그 최고 중견수로 꼽혀왔다. 1990년생으로 동갑내기에 좌타자이며 체구가 크지 않은 대신 정교한 타격에 중점을 둬 팀 내에서 테이블 세터를 맡는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1년 사이에 각각 체결한 FA 계약도 금액 규모가 엇비슷했다. 외야가 광활한 잠실구장에서 박해민과 정수빈의 공수주 싸움을 보게 된 것이다.

LG의 박해민 영입은 정수빈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202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는 두산과 맞붙었으나 1승 2패로 탈락했다. 정수빈은 공수 종횡무진으로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특히 LG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들을 멋진 다이빙 캐치로 아웃 처리해 승부의 흐름을 두산 쪽으로 끌고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수빈의 맹활약에 자극받은 LG가 박해민을 데려왔다는 이야기다.
 
 2022시즌을 앞두고 FA 4년 총액 60억 원에 LG로 이적한 박해민

2022시즌을 앞두고 FA 4년 총액 60억 원에 LG로 이적한 박해민 ⓒ LG트윈스

 
사실 LG의 박해민 영입은 계약 규모뿐만 아니라 영입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적 시선도 없지는 않았다. 2021년 출루율 타이틀을 획득한 홍창기가 중견수를 맡은 가운데 김현수, 이형종, 문성주, 이재원 등 LG는 외야 자원이 풍부했다. 주전 우익수를 맡았던 채은성이 1루수로 전환되었으나 그럼에도 외야수가 차고 넘쳐 박해민 영입은 '중복 투자'라는 것이었다.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은 타율 0.289 3홈런 4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15를 기록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정규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모범적인 몸 관리를 자랑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2.87을 기록했다. 

홍창기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려 박해민을 영입하지 않다면 LG 외야는 뜻밖에 상당히 헐거워질 수도 있었다. 박해민은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를 뽐내며 LG 투수들의 신임을 받았다. LG 투수들이 박해민을 믿고 공격적인 투구로 임할 수 있었다.
 
 FA 잔류 계약 이후 3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두산 정수빈

FA 잔류 계약 이후 3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두산 정수빈 ⓒ 두산베어스

 
반면 정수빈은 타율 0.259 3홈런 41타점 OPS 0.654로 부진했다. 정규 시즌 막판인 가을에 전매특허와 같은 맹타를 선보였으나 개인 기록은 물론 팀 성적도 만회하기에는 때늦었다. WAR은 0.68로 음수를 모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2021년의 WAR 0.72에 이어 2년 연속으로 WAR이 1.0을 넘지 못해 FA 잔류 계약이 '오버 페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박해민의 활약에 힘입은 LG는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인 87승을 거두며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하지만 정수빈의 부진 속에서 두산은 9위로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잠실구장을 공동 사용하는 양 팀의 성적은 박해민과 정수빈의 활약 여부와 맞물려 뚜렷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올 시즌 LG는 통합 우승, 두산은 왕조 복원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해민과 정수빈이 소속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수 첨병 역할을 충족시킬지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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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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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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