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빅뱅의 태양(오른쪽)과 방탄소년단의 지민(왼쪽)이 협업한 'Vibe'가 발표되었다.

지난 1월 13일, 빅뱅의 태양(오른쪽)과 방탄소년단의 지민(왼쪽)이 협업한 'Vibe'가 발표되었다. ⓒ 더블랙레이블

 
빅뱅의 메인 보컬, 메인 댄서,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리드 보컬, 메인 댄서가 한 곡에서 만났다. 빅뱅의 태양과 방탄소년단의 지민이 함께 작업한 신곡 'Vibe'가 지난 1월 13일 오후 2시 발매되었다. 이 곡은 태양이 지난 2017년 8월 발매한 정규 3집 'White Night'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솔로곡이다.

태양과 지민의 협업은 프로듀서 테디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신곡 발매를 앞둔 라이브 방송에서 태양은 BTS가 지금처럼 솔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 않았던 2년 전, "지민과 태양이 멋진 곡으로 세상에 나오면 좋겠다"는 테디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제이홉의 앨범 음악 감상회 등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협업에 대한 대화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케이팝의 서로 다른 세대가 만난 순간이자, 지민에게는 오랜 우상과의 협업이기에 의미가 더 깊다. 지민은 2013년 데뷔 초부터 태양을 함께 무대에 서고 싶은 선배 아티스트로 손꼽곤 했다.

빅뱅은 케이팝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한 팀이었으며,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고 뮤지션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던 팀이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팝스타로 우뚝 선 방탄소년단 역시 빅뱅이 만들어놓은 토양과 무관하지 않다. 데뷔 초의 지민은 이미 공개된 자리에서 빅뱅의 태양을 존경하며, 꼭 한 번 같은 무대에 서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결과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아시아 출신의 팝스타로 이어졌다. 케이팝과 대중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꿈의 조합'이라 할만한 화젯거리였다.

"나란 음악 위에 너는 Topline 너란 도시 위에 나는 Skyline
넌 내 영화 속에 Highlight 어두운 밤하늘 끝에 Twilight"
- 'Vibe' 


뚜껑을 열어 본 'Vibe'는 다양한 곡이 합쳐져 있는 모양새다. 태양과 지민이 함께 곡 작업에 참여했고, 테디와 쿠시, 빈스 등이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Where U At', '링가 링가', 'I'll be there' 처럼 선 굵은 힙합 댄스보다는, 여유롭고 부드러운 댄스 그루브를 추구했다. 감미로운 알앤비 풍의 도입부를 거쳐, 둔탁한 808 베이스와 펑키한 기타에 맞춰 태양이 싱잉 랩을 선보인다. 단어 끝을 맞춘 라임은 다소 단조로워 보이기도 지만, 이마저도 의도한 듯 느껴진다. 그리고 후렴부터는 뉴잭스윙 풍으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90년대를 소환하는 요소는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대로 발견할 수 있다. 태양과 지민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2010년대 케이팝의 정교한 군무보다는 90년대의 듀스 같은 힙합 그룹의 화려한 동작을 떠올리게 한다. 태양 역시 완성된 퍼포먼스를 보고 "옛날 힙합 듀오 같다"며 만족했다. 'Vibe'가 빅뱅의 멤버가 참여한 곡 중 첫번째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곡이 될 것인지 기대하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태양은 최근 YG의 산하 레이블이자 테디가 이끌고 있는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했다. 전역 이후 '봄 여름 가을 겨울(빅뱅)'을 제외하면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태양은 'Vibe'를 기점으로 솔로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놓았다. 지난해 그룹 활동을 전면 중단한 이후, 다른 멤버에 비해 큰 활동을 보여주지 않았던 지민 역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RM과 제이홉 등에 이어 발표할 솔로 앨범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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