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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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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2일 오후 2시 30분] 

"가급적이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라고 말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판사들도 어떻게 판결했는지 판결문에 이름 공개합니다. 그런데 검사만 왜 자기들이 한 일을 공개하면 안 됩니까? (...) 그게 왜 조리돌림입니까? 자신이 한 행위를 드러내는 것이 조리돌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한 행위가 부당·부정한 행위임을 인정하는 거죠. 제대로 정당하게 했다면 자랑해야지, '내가 국민이 맡긴 일을 이렇게 잘하고 있다' 고마워해야지."

"(불체포특권 포기 관련) 정당한,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선 당연히 수용해야겠죠. 경찰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하겠지만, 경찰복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 이런 것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출석) 요구는 부당하고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 검찰에 대해선 "수사·기소권을 남용하면서,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5여 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며 ▲검찰 조사 ▲선거제도 개편 ▲정부와의 관계 설정  ▲공약 실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성남FC-대장동 의혹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김건희 여사와 비교 공평하지 못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목을 축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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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에 대한 소회를 묻는 말에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당한 처사이긴 하지만 소환 요구에 당당하게 임했다"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사법리스크'라는 표현을 쓰자 그는 "가능하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라고 말씀해주시길 부탁한다"라고도 했다.

이어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 추진'을, 검찰의 이 대표 수사에 대항하기 위한 도구로 여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저에 대한 검찰의 공격은 '없는 사실'이다. 수년간 수사로 아무런 증거를 못 찾아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억지로 만든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 관한 부분은 여러분도 아는 것처럼 명백한 증거들이 너무나 많이 드러나고 있다. 두 가지가 연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적법한 권한 행사는 수용하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라는 비유를 쓰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화 이후에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이런식으로 남용한 사례가 없다"라며 "지금은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균형이나 합리성, 이런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기소권을 그야말로 남용하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여러분도 고려해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23일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사들의 실명과 얼굴 등이 담긴 자료를 온라인 상에 배포해서 빚어진 '검사 명단 공개'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공직자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업무는 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라며 "권한을 실제로 누가 (행사)했는지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정책 실명제도 하고 행정공무원들은 이름표 다 붙여서 다니기도 하고, 조직표도 공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누구인지, 이미 다 공개된 사실들을 공개했다고 '조리돌림'이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반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왜 조리돌림인가"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12월 26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검사 명단 공개 논란에 대해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해 보려고 공당의 공식 조직을 동원해서 적법하게 업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에게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 당하도록 공개적으로 선동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최측근인 정진상·김용의 구속 관련해서 앞으로도 유감 표명을 할 계획은 없다면서 "사법부 판단은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저는 검찰이 '녹취록'이라고 하는 분명한 근거는 놔두고, 그에 상치되는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다움' 잃었다?... "벼룩이 송아지처럼 뛰면 다리 부러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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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표는 당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와, 제1야당 대표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추진력 혹은 '사이다'로 일컬어지는 '이재명다움'이란 장점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이 대표는 '위치와 책임이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는 왜 그렇게 '오버하느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아무도 봐주지 않으니까 외면하기 때문에 성과 또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색다른 모습을 취했다. 그러면서 '벼룩이 눈에 띄기 위해선 튀어야 하지 않나'라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벼룩이 강아지가 되고, 강아지고 돼지가 되고, 돼지가 소가 되고... 송아지가 되면 똑같은 행동할 수 없을 거다. 송아지가 벼룩처럼 튀면 다리가 부러진다"라며 "상황과 위치, 역할에 따라서 행동과 책임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린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이다가 많이 빠졌다 지적하는데, 일국의 최대 다수당의 대표로서 책임감과 무게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다"라며 "제가 갖고 있는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이나 의지와 실천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헌법기관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당 안에서 제 개인적 의지나 욕구를 그대로 드러낼 순 없다"라며 "책임감 때문에 많이 진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나 권한엔 책임이 따른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 내지는 소폭 하락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지율에 연연하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정치는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 것이고 선거 이전에는 정치세력으로서 국민들이 위임한 일들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집권 여당의 폭주, 무도한, 반국민적 행태를 견제하는 것이 야당의 제1역할"이라며 "두 번째는 대안세력으로서, 국정의 한 부분을 맡는 정치집단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고, 성과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성과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선거구 개혁에 대해선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한 원인"이라며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고 진정한 민의가 대변되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일은 윤석열 대통령도 관심이 있는 사안으로 보여진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제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대선거구제만이 유일한 방안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다른 방법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제도를 여야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심도 있게 논의하고 합리적 방안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개헌 추진 공식화... '민생' 또 강조

이재명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선 선거제 개정과 더불어 '개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서 책임 정치의 실현 그리고 국정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정치와 정책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드린다. 충분한 숙의를 통해 개헌안을 도출하고 내년 총선에서 합의된만큼 국민투표로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올해 3월을 목표로 자체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대표 취임 초기부터 '민생'을 강조해왔던 이 대표는 '민생경제 위기 돌파를 위한 3대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30조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통해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물가 폭등으로 인한 서민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핀셋물가 지원금 개설과 지역화폐 예산의 증액 ▲부동산 혼란과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한 공공 매입 임대의 대폭 확대 등을 제안했다.

또한 그는 정부에 '경제라인'을 포함한 내각의 대폭 쇄신와 함께 국회·정부 기업·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 비상경제 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경제 위기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당내에 '경제안보센터(ESC)'를 설치하겠다"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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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본소득 완성 향해 갈 것... 정부, 야당말살 중단하라" http://omn.kr/22bzl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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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신년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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