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박진철 기자

 
돌아온 '배구 황제' 김연경(35·192cm)이 결국 여자배구 7개 구단 '전 구장 매진' 기록을 달성했다.

오는 8일 경기도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흥국생명 경기의 온라인 티켓 예매 상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 5일 오후 예매 시작 이후 하루도 안된 6일 오전에 전 좌석이 매진됐다. 화성 실내체육관의 온라인 티켓 판매 좌석수는 3300석이다.

이로써 김연경이 출전한 경기가 여자배구 7개 전 구단의 경기장에서 매진을 달성했다. 또한 BK기업은행 홈구장인 화성 실내체육관도 올 시즌 처음으로 매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6일까지 치러진 여자배구 경기 전체를 통틀어 티켓 예매 매진과 만원 관중을 기록한 사례는 총 8경기다. 8일 경기까지 만원 관중을 기록할 경우, 9경기로 늘어난다.

놀라운 점은 이 9경기가 모두 김연경이 출전한 흥국생명 팀의 경기였다. 경기 장소도 서울, 인천, 수원은 물론, 대전, 김천, 광주까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만원 관중 열풍을 만들어 냈다. 또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경기도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했다.

지금까지 티켓 예매 매진과 관중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 2022년 11월 13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가 5800명이 입장해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또한 12월 24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도 5800명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 두 경기가 올 시즌 V리그 남녀 배구를 통틀어 최다 관중 기록이다.

올 시즌 V리그 첫 만원 관중을 기록한 경기는 KGC인삼공사 홈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지난 2022년 10월 29일 열린 KGC인삼공사-흥국생명 경기였다. 이날 330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대전 충무체육관은 12월 17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도 2번째 만원 초과 관중(3374명)을 기록했다.

GS칼텍스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22년 11월 10일 열린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3325명), 한국도로공사 홈구장인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11월 22일 열린 한국도로공사-흥국생명 경기(4118명)도 티켓 예매 매진을 달성했다.

또한 페퍼저축은행 홈구장인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12월 7일 열린 페퍼저축은행-흥국생명 경기(3000명), 현대건설 홈구장인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12월 29일 열린 현대건설-흥국생명 경기(3798명)도 모두 만원 초과 관중을 기록했다.

'김연경 신드롬' 여자배구 관중... 유일 '코로나 이전보다 증가'

올 시즌 V리그에서 '김연경 신드롬'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김연경이 출전하는 흥국생명 팀의 경기는 평일과 주말,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관중이 최소 3000명, 많게는 5800명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판매 좌석수가 5800석뿐인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온라인 티켓 예매 열기로 볼 때, 삼산월드체육관의 '주말 경기'는 좌석수가 7000석이라 해도 거뜬히 매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올 시즌 V리그 남녀 배구를 통틀어 최다 관중 수 TOP5 경기도 전부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였다.

김연경 신드롬의 영향으로 올 시즌 여자배구는 관중 수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수준, 그 이상으로 회복하는 놀라운 기록을 쓰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 5일 발표한 2022-2023시즌 전반기(1~3라운드) 관중 수 현황에 따르면, 여자배구는 총관중과 경기당 평균관중이 모두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이었던 2019-2020시즌 전반기보다 증가했다.

여자배구는 2019-2020시즌 전반기에 총관중 10만 3574명, 평균관중 2301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 전반기에는 총관중 14만 9215명, 평균관중 2368명을 기록했다.

반면 남자배구는 2019-2020시즌 전반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2020시즌 전반기에 총관중 14만 3986명, 평균관중 2285명을 달성했으나, 올 시즌 전반기에는 총관중 8만 8869명, 평균관중 1411명을 기록했다.

이는 비단 남자배구만의 일은 아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도 올해부터 관중을 경기장 수용 인원의 100%를 입장시켰지만, 총관중·평균관중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아직 코로나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경기 불황 등 악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중이 증가한 여자배구가 특수한 경우다.

팬들 '흥국 응징'... 더 많이 더 뜨겁게 '선수만 응원'

한편, 지난 2일부터 V리그 역사상 최악의 추문인 흥국생명 배구단 최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과 권순찬 감독 경질 사태가 발생했다. 그 이후 배구팬들은 흥국생명 최고위층을 향해 강력한 '응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팬들은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과 흥국생명 구단을 철저히 분리해서 대응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에게는 더욱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흥국생명 최고위층을 향해서는 트럭 시위 등으로 항의와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팬들은 감독 경질 사태로 실망해 경기장을 떠나는 게 아니었다. 8일 경기의 조기 매진에서 보듯,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경기장을 찾아간다. 그리고 흥국생명 최고위층의 몰상식한 처신으로 상처받은 선수들을 더욱 뜨겁게 응원하고 있다.

반면, 응원 도구와 응원 구호에서는 흥국생명 구단을 배제하기로 했다. 실제로 감독 경질 사태 이후에 처음 열린 5일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에서 많은 팬들은 흥국생명 구단 측이 배포한 '흥국' 문구가 새겨진 응원 클래퍼를 거부했다. 그리고 팬들이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공동 구매한 클래퍼를 들고 응원을 했다.

팬들이 제작해서 배포한 보라색 응원 클래퍼에는 '행복 배구',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행복 배구' 문구에는 흥국생명 최고위층을 향해 선수들이 행복 배구를 할 수 있도록 더 이상 부당하게 간섭하고 괴롭히지 말라는 항의와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

팬들의 동참 열기도 매우 뜨겁다. 팬 사이트에서 클래퍼 제작 모금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돈이 모아져, 입금 계좌를 조기에 닫을 정도였다. 그 바람에 5000장의 클래퍼 제작이 가볍게 이뤄졌다.

흥국생명 최고위층에 강력 경고 '트럭 시위' 돌입

또한 팬들은 자비를 모아 6일부터 흥국생명 감독 경질 사태에 항의하는 '트럭 시위'에 돌입했다. 트럭 시위는 흥국생명 배구단의 모기업인 태광산업 서울 장충동 본사,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한국배구연맹(KOVO)과 언론사들이 위치한 상암동 일대에서 전개됐다.

트럭 시위 차량의 전광판에는 "학폭 가해자 감싸더니 문자명령 갑질까지? 태광그룹 회장은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여기서 회장은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61) 전 태광그룹 회장을 겨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럭 시위를 주최한 팬들은 "흥국생명(모기업 태광그룹)의 구단주는 회장의 지시를 받아 특정 형태의 선수 기용을 문자로 오더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 이 지시가 적용되지 않자 시즌 중 분명하지 않은 사유로 감독을 경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여자배구 및 흥국생명 팬들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향해서는 "팬들은 선수들이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큰 힘을 얻고 있다"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한편, 8일 IBK기업은행-흥국생명 경기는 기존 주말 경기 시간보다 앞당긴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경기는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Sports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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