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회앞에서 단식 농성을 한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과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
 국회앞에서 단식 농성을 한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과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
ⓒ 황훈재

관련사진보기

 
"빨리 현장에 들어가서 투쟁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44일이나 단식을 한 사람의 음성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았다. '참 밝다'고 하자 그는 "원래 성격이 그렇다"며 웃어보였다.

지난 11월 7일부터 ㈜한국와이퍼(안산 반월공단)의 청산 폐업 중단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던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이 건강 악화 등으로 지난 21일 투쟁을 접었다. 함께 단식하던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은 오는 23일 중단할 예정이다.

최 분회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건강 악화도 있지만 그보다는 단식이 길어지니 조합원들이 불안해했다"며 "공장 사수 투쟁 등 새로운 전술이 필요하다는 투쟁 본부 결의와 조합원들 권유가 있어 (의견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40대인 최 분회장이 20대 때부터 18년간 근속한 한국와이퍼는 예정대로라면 오는 31일 문을 닫는다. 그날부로 220여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가족까지 합하면 1천여 명의 생존권이 위태로워진다.

폐업 이유는 '적자 누적'이다. 노조 측은 "일본 자본 덴소가 10년간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어 놓은 뒤 자기들 배만 불린 게 그 원인"이라며 "노동자들은 오로지 살기 위해 곡기를 끊고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적자 나는 기형적 구조가 원인" vs. "임금 상승이 원인"
 
 
이 주장은 지난 9월 1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와이퍼는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DENSO)가 100% 출자해 만든 회사다. 한국와이퍼가 만든 와이퍼 부품은 한국지사인 덴소코리아를 통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됐다. 그런데 제품을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났다.
  
한국와이퍼는 원가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덴소코리아에 납품을 해 지난 10년간 44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차에 납품한 덴소코리아 역시 지난 10년간 36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이렇게 적자가 나는 동안 덴소는 10년간 덴소코리아로부터 2400억 원의 기술사용료를 받아 챙겼다.

회사 측은 "일부러 적자를 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가격 경쟁이 심했고 노동조합 요구로 임금이 올라 원가가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노동자들은 덴소코리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한국와이퍼에 대한 덴소코리아의 사용자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특별근로감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와이퍼가 희망 퇴직 공고를 하자 지금까지 32명이 조기퇴직을 신청했다. 나머지 222명의 조합원은 '2시간 근무, 6시간 파업' 형식의 투쟁에 나섰다.

최 분회장과 이 지부장은 지난달 7일부터 국회에서 단식에 돌입했지만, 220여 명 노동자 해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 지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안타깝다"라는 심정을 전했다.

태그:#한국와이퍼, #단식 투쟁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