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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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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전격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싸우기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그가 지난 2월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후 해외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폴란드로 이동해 미군 수송기를 타고 군복 차림으로 미국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나는 미국 국민과 대통령, 의회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승리를 위해 협력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우크라이나와 모든 발걸음 함께할 것"

두 정상은 2시간 넘게 대화하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추구하는 데 열려 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185억 달러(약 2조3천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가 포함될 것"이라며 "패트리엇 포대 훈련에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방어하는 또 다른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지원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에 대해 "(공격이 아닌) 방어 목적"이라며 "현재까지와 근본적으로 다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전 세계를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1년 중 가장 춥고 어두운 시기에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프라를 파괴하고 있다"라며 "러시아는 겨울을 무기로 삼아 사람들을 추위와 배고픔으로 죽게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모든 발걸음을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거듭 지원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영토와 주권, 자유에 대해 타협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패트리엇 미사일은 방공 능력을 강화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지키고, 우리 인프라에 대한 테러 국가(러시아)의 공격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무공훈장을 주기도 했다. 이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장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신의 미국 방문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을 준 미국의 지도자들, 그리고 미국의 평범한 시민들에게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시민들의 감사를 전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의로운 평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단지 평화를 위해 영토와 주권, 자유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평화"라면서도 "전쟁은 거대한 비극이며, 전쟁이 계속될수록 더 많은 부모가 복수를 원하고 있다"라고 우크라이나군의 희생을 강조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병력을 늘리고,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을 벌이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미국 방문이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미 의회서도 연설 "나치에 맞서 싸운 미국처럼 푸틴에 맞서고 있어"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이 끝나고 미국 연방 의사당을 방문해 연설했다.

그는 연설에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만나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분이 지원한 돈은 자선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이며, 우리는 (지원받은 돈을) 최대한 책임 있게 다루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944년 히틀러의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용감한 미군들처럼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푸틴의 군대에 똑같이 맞서 싸우고 있다"라고 말하자 미국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려는 것을 의식한 듯 "이유 없이 범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법정에 서게 하는 것은 당신들(미국 의회)의 힘에 달려 있다"라며 "테러범이 침략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전쟁으로 인한 모든 손실을 보상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이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용기와 미국의 결의를 통해 공통된 자유의 미래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 연설이 끝나고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 

태그:#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조 바이든,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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