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에 대한 <뉴욕타임스> 기사 갈무리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에 대한 <뉴욕타임스> 기사 갈무리 ⓒ 뉴욕타임스

 
월드컵 역대 처음으로 겨울에, 중동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시작 전부터 논란이 많았으나,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10분의 1 정도이고, 인구 260만 명에 불과한 중동의 작은 나라인 데다가 엄격한 이슬람 원리주의와 강력한 군주제인 카타르가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자 수많은 논란과 우려가 불거졌다.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 경기장 및 인프라를 건설하다가 숨진 수천 명의 이주노동자,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은 카타르 월드컵의 '뜨거운 감자'였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최대 주류회사 버드와이저와 후원 계약을 맺었지만, 카타르는 경기장 내 음주를 금지했다. 또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무지개 의상을 입은 축구팬들을 막아서기도 했다.

명승부 등에 업고 '이슬람' 알린 카타르 

아무리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지만,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상식과 여러모로 어긋나는 나라에서 월드컵 같은 글로벌 대회를 여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카타르 대표팀의 활약도 실망스러웠다. 32개 참가국 중 가장 먼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더 나아가 월드컵 최초로 3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한 개최국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이변과 명승부가 속출하면서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논란을 뒤로하고 월드컵에 열광했다. 

특히 카타르가 무대를 만들고, 모로코가 4강 진출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아랍 국가들의 화합이 펼쳐지기도 했다. 

축구로는 일찌감치 탈락했으나, 카타르는 개최국으로서 자국 문화 알리기에 월드컵 대회 기간 내내 노력했다. 특히 결승전 시상식은 그런 카타르의 노림수를 보여주는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시상대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에게 검은색 아랍 전통 의상을 입혔다. 이는 왕족이나 성직자 등 신분이 높은 사람만 입는 '비시트'(bisht)라는 특별한 예복이었다.

이를 두고 카타르가 최고의 존경을 표한 것이라는 칭찬과,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최고의 순간에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가린 것은 무례하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다음 목표는 '중동 최초' 하계 올림픽?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시상식 의상 논란에 대해 "이번 월드컵은 아랍과 이슬람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며 "카타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랍과 이슬람 전체의 축제였다"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카타르는 우려와 달리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기대 이상의 유·무형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작은 사막 국가인 카타르는 국제사회에서 더 유명한 나라가 되기를 갈망했다"라며 "월드컵 유치부터 결승까지 격동의 10년이 끝나면서 카타르는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라고 총평했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은 카타르는 더욱 과감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23 아시안컵 축구대회와 2030 아시안게임을 유치했으며,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수도 도하에서 2036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과연 카타르의 야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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