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시의회가 2023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대구시청 신청사 설계 공모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청사 추진과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는 15일 제297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시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앞서 지난 1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구시 신청사 설계비 130억4000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대구시는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 15만8656㎡ 중 9만㎡(약 56.9%)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매각하고 남은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는 설계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홍 시장은 이날 본회의에 참석해 "하고 싶어도 여러분들이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저희로선 할 방법이 없다"며 "삭감된 부분은 즉시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사업 전부를 재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중지를 모은 뜻이기 때문에 집행부로선 어쩔 수 없다"며 "그래서 그 부분 충분히 여러분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신청사 무산의 책임을 시의원들에게 돌렸다.

홍 시장은 이후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구시는 신청사를 늦어도 2025년 착공하여 2020년에 준공하고자 신청사 건립 적립금 390억 원 중 130억 원을 설계비용으로 의회에 청구했으나 달서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를 전액 삭감함으로써 신청사 이전 첫 출발부터 좌초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대책을 가지고 논쟁을 하면 되는데 아예 처음부터 반대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다"면서 "오늘부터 신청사 추진과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은 모두 다른 부서로 전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악화된 재정상태에도 문제를 풀어보려고 온갖 궁리를 하고 있는데 해당지역 시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신청사 건립 첫 출발부터 봉쇄를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며 "신청사 설립 재추진 여부는 내년 예산 심사 때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의회가 15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시청 신청사 설계 공모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신청사 추진과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가 15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시청 신청사 설계 공모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신청사 추진과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 홍준표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홍 시장은 이보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나라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400조원이나 불어나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했던 바람에 국가부채는 1000조를 돌파했다"며 "대구도 예산대비 시의 부채비율이 전국 지자체 중 2위로 재정상태가 최악이다. 이를 시정하려고 우리는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기득권 카르텔이 이를 방해하고 막고 있다"고 적었다.

홍 시장이 이처럼 기득권 카르텔을 거론한 것은 신청사가 들어설 예정인 달서구 정치권이 부지를 매각해 신청사를 건립하려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달서구병, 대구시당위원장)은 지난 13일 "2만7000평을 사기업에 팔면 결국 아파트나 주상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1만평 팔아서 건립비용을 확보하려고 부채를 갚는 건 다음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이 신청사 관련 부서를 없애겠다고 밝히자 달서구에 지역구를 둔 시의원들을 비롯해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영애 대구시의원은 "우리가 신청사를 짓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부지를 팔지 않고 청사와 광장을 함께 만들어 랜드마크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신청사 예산을 삭감했다고 마음대로 부서를 없애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권근 시의원은 "예산을 삭감하지 않으면 시청사 부지 매각을 시의원들이 동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에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예산을 삭감했다고 신청사 부서를 없앤 것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시의회와 소통해야 하는데 일방통행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이 처음부터 신청사 건립 의지가 없었는데 의원들이 신청사 건립을 반대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신청사 건립 설계비 시의회 삭감에 부서 폐쇄라니 이건 홍준표 시장의 몽니 부리기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예산안 심의 권한이 있는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했으면 해당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것은 맞지만 단체장이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충분하다"며 "그런데 부서 폐쇄라니, 애초에 신청사 건립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태그:#홍준표, #대구시청 신청사, #대구시의회, #2023년 예산안, #예산 삭감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