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치얼업>의 장면.

SBS 드라마 <치얼업>의 장면. ⓒ SBS

 
대학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아마도 '캠퍼스 라이프'일 것이다. 실제로 대학생이 되면 전공수업뿐만 아니라 수업 외적으로 해 볼 만한 것이 너무나도 많다. 동아리, 학회, CC(캠퍼스 커플) 등 대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응원단'도 빠질 수 없다. 교내 축제, 체육 행사 등이 있을 때면 늘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만큼 학교 홍보대사 못지않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존재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강한 체력은 '필수조건'이다. 직접 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체감하기 어렵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대학생이나 대학교가 소재로 다뤄진 적은 있어도 '대학교 응원단'이 중심이 된 작품은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시청자들이 대학의 젊음을 느낄 수 있었던, SBS <치얼업>은 나름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모두가 진심이었던 치얼업

<치얼업>은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나간 드라마다. 대학 이름이나 로고 등에서 '연세대학교'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연세대의 옛 이름인 '연희전문학교',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를 모티브로 한 '테이아', 드라마 촬영이 연세대 내부에 있는 노천극장 등에서 진행됐다는 점 모두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극중에서 연희대와 함께 등장하는 호경대학교는 '고려대학교'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정기 응원전이나 체육행사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학교의 모습이 드라마 안에서도 그대로 담겨있다.

<치얼업>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학교 측에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다. 대학 기수단, 응원단의 자문을 받았으며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수 개월간 별도로 지도를 받으면서 안무 연습을 진행했다.

노천극장이 꽉 들어차는 등 일부 장면의 경우 CG 처리가 되었으나 흐트러짐 없이 안무를 수행한 '테이아' 단원들의 안무는 오롯이 배우들의 몫이었다. 이들의 '진심'이 없었다면 완성도 있는 작품은 나올 수 없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 혹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점도 눈에 띈다. <펜트하우스>서 주석경 역으로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한지현은 180도 달라진 이미지로 '소녀가장' 도해이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 드라마를 오가면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인혁,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에서 활동하다가 홀로서기에 나선 장규리 등도 눈도장을 찍었다. 웹 드라마부터 서서히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는 정신혜는 '호경대 응원단장' 이하진 역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치얼업>이 성과만 거둔 것은 아니다. 줄곧 드라마를 지켜봤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내용에 영향을 주는 내적 요소부터 흐름을 끊기게 했던 외적 요소까지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극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다. 극중에서 시간적 배경이 된 2019년 가을에서 올해 가을로 넘어오기까지의 과정이 다 담기지 못했다.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며 마무리하고 싶었던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16부작인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정기전 응원 장면'도 만나볼 수 없었다.

최종회에서 공개된 20년 동안 전해져 왔던 '테이아' 3대 예언의 실체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3대 예언 중 '2019년 현역 단원 중 1명은 죽는다'는 마지막 예언은 사실이 아니었다. 원래 예언은 '2019년 현역 단원 중 1명은 외로워 죽는다'였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진선호(김현진 분)를 제외한 나머지 단원들이 서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는데, 완벽하게 극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결방 여파도 컸다. 10.29 참사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이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하며 드라마가 한 주 쉬어갔고,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와 FIFA 카타르 월드컵 중계 편성도 결방의 원인이었다. OTT든 TV든 <치얼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드라마 치얼업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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