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관련사진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했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두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을 비롯해 대만 문제,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 등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후변화 대응 등 현안을 논의했다. 

AP통신은 "3시간 넘게 이어진 정상회담은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긴장이 고조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뤄졌다"라며 "분수령이나 돌파구는 없었지만, 양국이 오랫동안 기대했던 결과를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북한이 핵실험하면 더 방어적 조치 취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중국이 나서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회담 후 발표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에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동맹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방어 약속을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와 7차 핵실험 징후를 막기 위한 압박에 중국도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시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에 더 이상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 편에 대해 좀 더 방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전했다"라며 "중국도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시 주석의 모두 발언이나 중국 측 발표문에는 북한이나 한반도 관련 내용이 전혀 없어 양측의 온도 차를 보였다. 

시진핑 "대만 문제는 첫 번째 레드라인" 강력 경고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함없다"라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 한 당사자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중국이 대만을 향해 갈수록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것도 반대한다"라며 "이 같은 행동은 대만해협과 더 광범위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세계 번영을 위태롭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의 신장, 티베트, 홍콩 등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절대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으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대만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냉전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없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중미 관계에서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에서 대만을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언행일치를 통해 '하나의 중국' 정책과 미중 간 3개 공동 성명을 준수하는 것이 최고의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기후변화 대응 등 8개 분야에 대한 미중간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바이든 "갈등 원치 않아"... 시진핑 "미국에 도전할 의도 없어"

시 주석은 미국과의 체제 경쟁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중국은 사회주의를 추구하면서 양국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라며 "이 차이는 오늘 막 생긴 것이 아닐뿐더러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차이가 미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탄압과 봉쇄는 오히려 중국 인민의 의기와 사기를 북돋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는 대립과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대화와 윈윈 협력으로 정의해야 한다"라며 "중국은 현재 국제 질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의 성공은 서로에게 도전이 아니라 기회"라며 "세계는 두 나라가 스스로 발전하고 함께 번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중국은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갈등은 원치 않는다"라며 "세계는 양국이 기후변화에서 식량안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응하는 데 함께 협력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데 양국 정상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블링컨 장관에게 중국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태그:#미중 정상회담, #조 바이든, #시진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