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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한국산 포탄 구매를 보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한국산 포탄 구매를 보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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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의 비밀 합의(confidential arms deal)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155㎜ 포탄 10만 발을 구매하고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WSJ은 "이는 우크라이나 포병부대가 최소 수 주간 집중적인 전투를 치르기에 충분한 규모"라며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이종섭 국방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나 이 같은 계획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냄으로써 중요한 대북 억지 동맹인 미국을 도우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군사 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AP통신도 "미국의 한국산 포탄 10만 발 구매 방침이 확인됐다"라며 "이번 합의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며, 미군의 포탄 재고량 감소 우려를 덜어준다"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마티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한국을 비롯한 동맹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라며 "다만 포탄의 우크라이나 도착 시기에 관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푸틴 "한러 관계 파탄" 경고에 우회 지원 나섰나?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연설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지원하려는 계획을 알고 있다"라며 "만약 그렇다면 한러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주권의 문제"라면서도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수 물자와 의료품 등 인도적 지원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미군의 포탄 재고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치열한 포병전을 치르면서, 이를 지원하는 미국의 155mm 포탄 재고량이 우려할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무력 도발을 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더라도 군사 준비태세를 약화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 대변인은 "주한미군은 일부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다"라며 "이는 우리의 작전과 동맹인 한국을 방어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철통같은 약속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우크라에 살상 무기 지원 않는다는 방침 변함 없어"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국방 전문가 폴 최는 WSJ에 "북한은 상당량의 포탄을 보유하고 있으나, 한국은 자체 미사일을 포함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군사 현대화와 방위산업 강화를 추진한 덕에 유럽 국가들에도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옵션도 갖추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미국 내 부족해진 155㎜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 간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는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2일 북한이 목적지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등으로 위장하는 방법으로 러시아에 상당량의 무기를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WSJ은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남북한의 무기가 사용되는 이례적 상황이 만들어졌다"라고 전했다.

태그:#한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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