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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준비된 만큼만 진상규명된다고 봅니다. 우리를 대신해 3년 반 조사한 결과가 무엇인지, 직접 조사주체들에게서 듣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할 지를 찾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4.16해외연대 보도자료)
 
"무엇이 밝혀졌고 더 밝혀져야 하나?"
▲ 행사 포스터 "무엇이 밝혀졌고 더 밝혀져야 하나?"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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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한국시각), '사참위 조사관에게서 듣는다'가 해외-서울을 연결해 온-오프로 동시 진행되었다. 전현호 조사 팀장, 김진이 조사관, 박병우 조사국장이 밝히는 사참위 보고서의 핵심에 130여명의 시민동포들은 3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 행사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산시민모임, 세월호진상규명을 위하여, 세월호진상규명을위한현장교사실천단, 청와대1인시위시민행동 등 국내 세월호 단체들과 4.16해외연대, 스프링세계시민연대 등 해외 세월호 단체들이 공동주최했다.

참여자들은 잠수함 조사를 정부에 요구했는지, 해군에 자료는 요청했는지, DVR 부식 용역은 안 줬는지, 스크레치는 어떤 이유로 났는지 등 질문이 많았다. 법원이나 검찰의 증거기록철은 공개될지를 궁금해하는 시민도 있었다.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고, AIS 조작 등 각종 증거조작 조사 보고서는 불채택
▲ 사참위 복원성과 횡경사 각도 분석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고, AIS 조작 등 각종 증거조작 조사 보고서는 불채택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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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참위 조사관들의 보고서는 선조위(선체조사위원회) 내인설을 기각한다. 그러나 종합보고서 집필진들은 조사관들의 보고서를 수정 채택하면서 결론을 모호하게 만들어 버렸다. 조사한 이가 따로 있고, 종합보고서를 쓴 이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참위 조사국은 횡경사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횡경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선원들에 의한 우현 전타, 인천행 타기장치 솔레노이드 밸브 왼쪽 철심의 고착,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의 이동, 외부 물체의 충돌 등이 제안되었으며 각각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조타수의 실수에 의한 전타는 법원에 의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은 사참위에 의해 기각되었다.

사참위의 조사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직나-8 조타장치 고장에 따른 세월호 전타 선회현상 검증 (2022년 4월 12일 수정의결) : 타기 장치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솔레노이드 벨브의 고착사실이 세월호의 전타현상으로 귀결될 수 있는지 여부 조사

- 직나-9 세월호의 변형- 손상부위 확인 및 원인 조사 (2022년 6월 7일 수정의결): 세월호 침몰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외부 충돌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선체변형 또는 손상 부위를 특정하고 그 원인을 조사

- 직나-10 세월호 횡경사 원인과 침수과정 분석 (2022년 6월 7일 수정 의결): 세월호 선체의 급선회와 급격한 횡경사 및 전복이 세월호의 복원성 불량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외부요인에 의한 것인지 조사


사참위는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세월호의 급격한 우선회와 횡경사를 유발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관들에 따르면, 솔레노이드 고착, 전타와 낮은 복원성(GoM 0.306), 고박부실 화물이동이 배를 전복시켰다는 내인설은 각 요소들이 모두 기각되었는데, 내인설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새로운 요소를 제기해야 한다.

세월호 선체 변형과 손상의 원인이 수중체 접촉에 의한 외부충격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원위가 수정 채택하면서 사참위 조사결과가 "외력 충돌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고, 외력이 침몰의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모호한 결론으로 바뀌었다. 조사관들은 화물이동 전 굉음, 핀안정기 과회전과 핀안정기 격납고(데크스토어) 시계방향 회전, 리프팅빔이나 해저면의 암반으로 설명 안 되는 '가로 파단' 등 외력의 증거를 보여줬다.

사참위는 전화선 기울기를 통해 구성한 횡경사추이와 속도가 자유항주모형실험에서 외력 없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침수실험에서도 파단을 통하지 않으면 기울기속도와 자세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줬는데, 이것은 파단이 외력에 의해 사고 당시 발생했다는 것을 역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전원위가 AIS 등 각종 증거조작 관련 보고서를 불채택한 이유는 (전원위원들의 표현을 빌리면) "불채택과 채택의 가장 결정적 차이는 종합보고서의 기재 여부", "의혹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 자체가 증거조작의 여지를 남기는 것", "시각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지기 어렵다...매듭을 지어주는게 우리의 임무"였다.

그러나 전원위원들의 주관적 생각으로 불채택한다고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까? 차라리 모두 공개하고 학회나 시민동포들이 갑론을박하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조선학회와 조사국이 중요하게 다룬 쟁점은?

사참위 조사국이 정리한 4가지 쟁점은 다음과 같다. 1) 사고 해역에 잠수함이 잠항 가능한가? 2) 복원성은 과연 얼마나 낮았는가? 3) 해저지반의 상태는 어떠한가? 4) 각각의 의견이 얼마나 객관적이며 과학적인가?  

조사관들은 사고해역에 잠수함이 잠항 가능하며, 복원성은 내인설이 주장하는 낮은 수치가 틀렸으며, 해저 지반엔 가로 파단을 낼 정도의 암반이 없었고, 35도까지 철근더미는 가만히 있었으며, 횡경사 추이와 속도가 자유항주모형실험에서 외력 없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 보고서(부속서2)를 보면, 사참위 조사국과 대한조선학회는 복원성, 사고 해역의 평균 수심과 조류 등의 수치 등이 모두 다르며 기술적 근거들이 미흡한 상태로 제시되고 있다.

조사국은 "사고 당시 세월호의 GoM은 0.495보다 크고 0.560보다 작은 값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횡경사각 및 이후 안정화된 횡경사 크기로 볼 때 0.495에 조금 더 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선박복원성(GoM) 값은 선조위 내인설 (0.306), 열린안 (0.51), 해심원 (0.38자연소실분 반영  vs 0.62 미반영), 검경합수부(0.37)가 모두 다른데 수치의 근거가 없다. 조선학회는 좌현에 크고 작은 손상 (외판의 굽힘, 좌굴, 찢김, 핀안정기 과회전)에 대해 복합적 이유로 발생가능하다고 하나 인양과 직립과정에서 발생가능하다고 할 뿐 구체적 요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을 못한다.
 
박병우 조사국장은 선조위의 내인설을 기각한 내용을 요약했다.
▲ 선조위와 사참위의 조사 의제 박병우 조사국장은 선조위의 내인설을 기각한 내용을 요약했다.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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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참위 보고서 강독 중인 시민 사회

사참위 종합보고서만으로는 급선회, 급횡경사, 급침몰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2소위보고서엔 마린보고서와 조선학회의 의견에 대한 조사국의 반박이 실려있다. 조사국과 조선학회는 사고해역 수심과 조류 속도, 복원성 계산, 핀안정기 손상 등에 대해 다른 근거와 수치를 보여준다. 통풍구와 핀 안정기실 파단으로 급침수된 것일까? 왜 파단이 생긴 것일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목소리가 증언하지 않고 자료제공하지 않는 이들을 압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의미와 한계, 이후 과제에 관한 국회토론회' 한 참석자가 말했다. 4.16시민동포들은 사참위 보고서를 넘어서 그 경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시민동포 사회에서는 사참위 종합보고서 함께 읽기 중이다(다운로드 https://socialdisasterscommission.co.kr).

 
사참위 종합보고서 다운로드 https://socialdisasterscommission.co.kr
▲ 사참위 종합보고서 사참위 종합보고서 다운로드 https://socialdisasterscommission.co.kr
ⓒ 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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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 온라인에서는 4.16해외연대 사참위 보고서 강독회가 열렸고, 10월 14일, 전주에서는 사참위 조사결과 전북지역 설명회가 열렸다. 29일에 열린 온-오프라인 동시진행 '사참위 조사관에게서 듣는다' 와 유사한 강독회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4.16해외연대는 세월호 가족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태그:#사참위, #종합보고서, #강독회, #조사관, #4.16시민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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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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