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 SBS

 
SBS의 퍼포먼스 합창 배틀 <싱포골드> 1라운드 지역예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9일 방송된 3회에선 초등학생 어린이 합창단부터, 고교 동문, 뮤지컬·공연 예술인으로 구성된 신생팀, 어머님 합창단 등 다채로운 구성의 참가팀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팀은 경상남도 양산에서 활동중인 어린이 합창단 '러브엔젤스'였다. KBS창작동요제 대상을 수상할 만큼 또래 중에선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팀이다. 스스로의 장점을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젊음의 패기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소개해 패널들을 웃음짓게 했다. 

뮤지컬 앙상블을 연상케 하는 무대 구성으로 아바(ABBA)의 명곡 'Thank You For The Music', 'Mamma Mia' 접속곡을 들고 나온 어린이 합창단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박진영의 예상처럼 맑고 영롱한 목소리로 객석을 사로 잡았다.

퍼포먼스의 일체감이 다소 부족했고 세계대회를 나가기 위해선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변성기가 오지 않은 초등학생들답게 높은 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풍성한 표현력을 보여주면서 금-은-은메달 획득 속에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성악가-고교 동문-무대 잃은 예술가들의 등장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 SBS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이들의 깜찍한 공연이 끝난 후엔 성인 참가자들이 저마다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며 속속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대전-충청 지역 성악가들로 구성된 신생팀 '튀김소보채'는 독특한 이름 만큼 과감한 선곡으로 눈길을 모았다.  

2PM '우리집', 박진영 '엘리베이터'를 성악 발성과 재치 있는 율동으로 소화했다. '엘리베이터'의 선곡에 대해서 원곡자 박진영은 "선곡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가능성을 봤다"고 평했고 은메달 3개로 첫 관문을 통과했다.

​모 외고 합창단 출신 졸업생들로 구성된 바르카롤레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근무 이후 모여 연습해야 하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10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Butter'(방탄소년단)를 흥겨운 멜로디에 실어 담았다. 퍼포먼스 측면에선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를 소리로 메우면서 금-금-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신생팀 '라온제나'는 팝페라 가수-뮤지컬 배우-성악가 등 '종합 예술인' 구성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무진의 소개처럼 코로나 때문에 가장 크게 피해를 본 주인공이기도 했다.  

코로나 초기에 전 단원이 감염되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가 하면 어렵게 리허설까지 끝마친 작품을 공연도 못해보고 접어야 했다. 'Dance The Night Away'(트와이스 원곡)을 한편의 뮤지컬 처럼 구성한 재치가 돋보였지만 퍼포먼스에 있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은-은메달로 역시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되었다. 

모두를 사로 잡은 떼루아유스콰이어-조이콰이어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 SBS

 
이날 방송의 압권은 중반 이후 등장한 떼루아유스콰이어, 조이콰이어의 경연 무대였다. 방송 분량의 40% 가량이 이 두팀에게 할애된 건 워낙 압도적인 실력 덕분일 것이다. 한가인은 "참가 지원서 만으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팀"이라고 떼루아유스콰이어를 소개했다. 한국 전통 민요를 편곡해서 학교·양로원 등을 다니며 봉사하고 있는 청소년 합창단이었다.  

​전래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들고 나온 이들은 어린 나이 답지 않게 무르익은 목소리와 고운 선율, 그리고 절제된 동작으로 박진영을 비롯한 심사위언, 객석의 경쟁 참가자들까지 사로 잡았다.  

"평가를 할 만한 퍼포먼스라기 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다"(리아 킴)
"이건 아마추어가 아니다"(박진영)
"여기 온도가 2-3도 내려간 줄 알았다. 소름끼쳐서..."(한가인)


패널들의 극찬을 이끈 떼루아유스콰이어는 금메달 3개를 부여 받았다. 

3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조이콰이어는 주로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들도 구성된 7년차 합창단이었다. 육아와 가사 노동 속 무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모였다는 이들은 '회상'(산울림 원곡)으로 주부 한가인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이 합창단에게 금 3개 획득은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포도송이 같은 합창단 만의 매력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SBS '싱포골드'의 한 장면. ⓒ SBS

 
"노래 잘하는 사람 여럿이 모인다고 해서 좋은 합창이 되는 게 아니다"라는 박진영의 언급처럼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주면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합창단은 일깨워줬다. 

"포도는 송이로 열리잖아요. 여러분이 포도 한 송이 같았다" (박진영)

3주에 걸친 지역 예선 1라운드에서 각양각색 개성만점 합장단들이 대거 등장했다. <싱포골드> 2라운드 경쟁에선 더욱 우열을 예측하기 힘든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각종 대회 입상 경력을 지닌 완성형 합창단을 비롯해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잠재력을 지닌 신생팀 등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다채로움이 담긴 퍼포먼스 합창 경연이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의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다. 경쟁이라는 틀은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가슴 울리는 감동이 전달되는 건 각 합창단의 노력이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싱포골드>에 참가한 합창단들은 록 음악 혹은 힙합 공연의 뜨거운 열기 못잖은 강렬한 한방을 매주 날려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싱포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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