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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주포면의 한 논, 농민들이 쌀값보장을 촉구하며 논을 갈아엎고 있다.
 충남 보령시 주포면의 한 논, 농민들이 쌀값보장을 촉구하며 논을 갈아엎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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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으로 농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충남 보령시 주포면의 한 논에서는 트랙터 두 대가 다 자란 벼를 갈아엎는 일이 벌어졌다. 보령 농민들은 이날 3마지기 500평 규모의 논을 트랙터로 갈아 엎어버렸다. 수확까지 20일도 남지 않은 벼들이다.

현장에 있던 농민 A씨는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벼를 하나라도 더 심고 수확해도 모자랄 판에 갈아엎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부는 알아야 한다"며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 수확 얼마 안 남았는데... 트랙터로 벼 갈아엎은 농민들 21일 오전 10시 충남 보령시 주포면의 한 논에서는 트랙터 두 대가 다 자란 벼를 갈아엎는 일이 벌어졌다. 보령 농민들은 이날 3마지기 500평 규모의 볏논을 엎어버렸다. 수확까지 20일도 남지 않은 벼들이다. 농민들은 폭락한 쌀값 대책을 호소하며 이같은 항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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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핵심 요구사항은 쌀값을 지난해(80kg 기준 20만원)와 동일하게 보장하라는 것이다.

해당 논의 주인은 이종협 보령시 농민회장이다. 이 회장은 "국민의 먹거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45년 만에 벼(쌀)값이 최대폭으로 떨어졌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농민들이 자구책으로 선택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10월 15일경 수확을 해야 하는 논이다"며 "부모를 잃었을 때의 마음처럼 막막하다. 비통한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밥 한공기 가격 3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들은 밥 한공기 가격 300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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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쌀 80kg은 20만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5만원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쌀 80kg 기준으로 밥 한공기(100g)의 쌀값은 206원인 셈이다. 농민들은 밥 한 공기당 3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박종진 보령농민회 사무국장은 "농민들의 요구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 쌀값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현재 쌀값이 20%나 폭락했다. 농민들이 쌀값을 보장받지 못하고 지금보다 쌀값이 더 떨어질 경우 농민들의 생존권은 심각하게 위협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보령 농민들은 논을 갈아 엎은 뒤 트랙터를 몰고 보령시청까지 행진했다. 이들 농민들은 보령시 측에 '지난 2021년 생산된 쌀을 전량 시장경리하고, 밥 한공기 300원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요구안을 제출했다.

한편, 이날 충남 논산, 부여, 당진, 청양, 예산, 아산, 천안 등에서는 농민들이 일제히 벼를 갈아엎고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21일 충남 전역에서는 농민들이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며 논갈이 투쟁을 벌였다.
 21일 충남 전역에서는 농민들이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며 논갈이 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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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는 보령 농민들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는 보령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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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쌀값 폭락 , #보령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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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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