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옴니버스 영화 <기기묘묘> 언론 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불모지>의 감독 이탁, 배우 오민애, 김재화, <유산>의 배우 한해인, 유의태, 감독 남순아, <청년은 살았다>의 감독 심규호, 배우 이양희,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의 감독 김동식, 배우 장준휘, 김최용준.

14일 옴니버스 영화 <기기묘묘> 언론 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불모지>의 감독 이탁, 배우 오민애, 김재화, <유산>의 배우 한해인, 유의태, 감독 남순아, <청년은 살았다>의 감독 심규호, 배우 이양희,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의 감독 김동식, 배우 장준휘, 김최용준. ⓒ 김진수

 
영화가 끝나고 조명이 켜지자 스크린 앞이 북적거렸다. 영화 <기기묘묘>(22일 개봉) 언론 시사회가 열린 14일 서울 용산 CGV. 출연 배우와 감독을 합쳐 무려 11명이 스크린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영화제 GV(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개봉을 앞둔 언론시사회에서는 드문 풍경. <기기묘묘>가 네 편의 단편 영화를 엮어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이 영화 배급사 필름다빈이 단편영화를 모아 장편영화로 개봉하는 건 이번이 네 번째. <기기묘묘>는 독립예술영화계에서는 흔치 않은 공포 스릴러 장르의 단편 영화들을 하나로 묶어 장편 형식으로 만들었다.
 
재개발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간의 절망과 추악을 다룬 <불모지>(감독 이탁), 딸과 엄마의 낯선 관계를 그린 <유산>(감독 남순아), 낙향한 청년이 이상한 꾸러미를 얻은 뒤 마주하는 기묘한 하루를 보낸다는 <청년은 살았다>(감독 심규호), 아들을 최고의 야구선수로 키워내는 아버지의 욕망을 건드리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감독 김동식)가 <기기묘묘> 속 네 편.

각 에피소드 소재는 모두 다르지만 불안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떠오른다. 시사회 참석한 감독들은 연출 의도에 대해 '욕망', '비틀기', '방황' 등을 언급했다. 현실인 듯 판타지인 듯 경계를 넘나들면서 닥쳐오는 공포 덕에 심장이 쫄깃해지기도 한다. 각 단편은 서울독립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등에서 공개된 바 있다.
 
 영화 <기기묘묘> 중 <불모지>의 한 장면

영화 <기기묘묘> 중 <불모지>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영화 <기기묘묘> 중 <유산>의 한 장면

영화 <기기묘묘> 중 <유산>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단편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지만 영화제나 일부 독립예술극장 기획전이 아니면 보기 어려울 정도로 통로가 부족한 것은 사실.
 
이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감독들과 배우들은 입을 모아 단편영화 개봉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심규호 감독은 "(영화가 개봉해) 전혀 상상도 못했던 오늘"이라며 "단편영화로 계속 상영되는 게 힘든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옴니버스의 하나의 장편영화로 개봉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순아 감독은 "여기 감독님들 모두 극장 상영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드셨을 텐데 극장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영화제에서는 몇 번만 상영 가능하니까 그런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단편을) 묶어서 개봉함으로써 상영 기회가 주어지는 게 의미가 있다"고 했다.
 
<불모지> 주연 배우 김재화는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좋은 기회라고 했다. 그는 "많은 상업영화나 장편 위주의 작품들을 우리는 극장에서 만난다. 독립단편들이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 관객분들도 좋아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객분들이 단편영화 모음을 많이 봐주면 좋겠고 그로 인해 이런 기회가 저희 작품뿐 아니라 많은 단편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기묘묘 옴니버스 공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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