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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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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따라 권력자의 범죄 의혹을 밝히는 목적은 정적이 아니라 도적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겨냥해 연일 집중포화를 쏟아붓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도적'에 비유하면서까지 날을 세웠다.

검찰은 최근 이재명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경찰 역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재수사한 끝에 기소 의견으로 그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경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관련 기사: 검·경 수사 우회 비판한 이재명 "정적제거 말고, 민생 주력해야").

그러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히려 검·경의 수사야말로 '야당정상화'의 시작"이라며 "당 대표가 당 전체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수사를 옹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에게 야당탄압 프레임은 절대로 작동할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렇게 많은 범죄 의혹을 안고 선출된 야당 대표가 있었느냐? 범죄혐의가 있으니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가 정말 민생을 위한다면 당 대표부터 사퇴하시고 성실하게 수사 협조하시라"라며 "산적한 국가적 과제가 많은 시점에 지금처럼 거대야당이 비정상적 상황을 지속한다면, 이 또한 민생에 해가 되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정적제거 역시 무리한 레토릭"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요즘 이재명 대표 계속 영수회담을 요청하시는데, 정치적 플리바게닝(Plea-Bargaining: 사전형량협상제도)을 위한 정략적 행보가 아니기를 바란다"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연거푸 회동을 제안하는 데 대한 견제구였다.

"영수회담 요청, 정치적 플리바게닝... 또 다른 방탄조끼"
 

이처럼 '영수회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이날 하루에만 국민의힘에서 여러 차례 나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소쩍새식 영수회담 제안,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점차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또 다른 '방탄조끼'로 삼으려 하는 게 아닌지 국민께서 의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을 위한 '영수회담'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이 연일 확전하는 '이 대표 구하기 전쟁'을 보면 그 누구도 그것이 진심임을 믿을 수 없다"라며 "면죄부를 얻기 위해 무언가 거래하려 한다면, 이는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기대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도 표현했다. "또한 영수회담은 과거 여야 총재가 있었던 권위주의 시대 정치의 산물"이라며 "민주당은 국민께 정쟁이 아닌 민생에 대한 진정성부터 먼저 보이길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희 원내대변인 또한 "영수회담은 방탄복이 될 수 없다"라며 "영수회담을 '플리바게닝'쯤으로 착각하는 게 아니고서야 이해하기 어려운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한 수사를 여론선동 획책으로 덮으려는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민생에 역행하며 협치의 정치를 협박의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민생까지 볼모로 삼고 거짓 민심을 내세우며, 영수회담마저 방탄으로 삼으려는 본말전도의 여론전을 즉각 중단하고 범죄혐의 소명부터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당대표와의 만남? 비대위 정리되고, 대통령 해외순방 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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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역시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잠시 만난 그는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대통령은 '영수회담'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과거에 여당의 총재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영수회담이란 이야기가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대통령과 당대표의 만남' 이런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구시대에 쓰던 이야기를 계속 쓰지 않겠다'는 말씀을 (윤 대통령이) 누누이 했고, 저도 말씀 여러 차례 드렸다"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이진복 정무수석은 "일단 당대표와 만나는 건, 우리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정의당도 비대위가 정리가 되면…"이라며 "대통령이 해외순방 다녀오고 나서 한번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방식은 어떻게 되든 간에, 그때쯤 되면 한번 논의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도 덧붙였다.

결국, 만남의 시점을 급하게 잡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일뿐더러, 만남의 형태도 여지를 남기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 일대일 회동에 대해서만큼은 거리를 둔 셈이다.

#권성동#국민의힘#이재명#영수회담#이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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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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