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군과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U-18 야구 대표팀 선수들.

LG 2군과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U-18 야구 대표팀 선수들. ⓒ 박장식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지난 4일.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에 위치한 LG 챔피언스 파크에는 비가 잠깐 그친 사이 공을 던지는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달 소집되어 WBSC U-18 야구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는 U-18 야구 대표팀이 연습 경기를 가진 것이다.

LG 트윈스 2군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가진 U-18 대표팀은 이 날이 출국 전 프로 팀과 가진 마지막 연습 경기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실제 월드컵에서 펼칠 경기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선수들의 팀워크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U-18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났던 경기였다. 두 점을 끌려가던 U-18 대표팀 선수들은 집중력을 발휘해 석 점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반 한 점 차 리드는 벌써부터 프로야구 선수 못잖은 기량을 펼치는 윤영철·김서현 듀오가 막아냈다. 대표팀 최재호 감독은 "마무리가 잘 되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윤영철·김서현 듀오, 역시나 막강했다

U-18 대표팀이 LG 2군 선수들과 가진 연습경기에는 U-18 대표팀 선수들의 학부모, 취재진과 스카우터들이 몰렸다. 그런 가운데 열린 경기의 대표팀 선발 투수는 신영우(경남고). 신영우는 1회부터 볼넷을 내주며 LG에 두 점을 내주는 등 아쉬운 투구를 보인 끝에 2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U-18 대표팀 선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회 2사 만루 상황 김민석(휘문고)이 내야안타를, 그리고 수비가 1루 상황에 집중한 틈을 타 정대선(세광고)가 홈으로 쇄도하는 등 집중력을 보이며 동점을 만들었고, 3회에는 김정민(경남고)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3-2로 역전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이 역전한 뒤부터는 대표팀 마운드의 힘이 빛났다. 사이드암 김정운(대구고)은 경기 초중반 볼 끝이 살아있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LG 타자들을 돌려세웠고, 2학년 투수로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승선한 이진하(장충고)는 140km/h대 중반의 속구를 뿌리며 점수를 지켜냈다.
 
 4일 열린 U-18 대표팀과 LG 2군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김서현 선수가 투구하고 있다.

4일 열린 U-18 대표팀과 LG 2군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김서현 선수가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경기 후반부는 야구 팬들에게 벌써부터 하마평이 오르는 듀오가 책임졌다. 윤영철(충암고) 선수가 경기 중후반부 상대를 돌려세우며 상대의 득점을 저지했다. 특히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을 만든 선수답게 투구의 완급조절 역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등, 큰 대회에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8회부터 경기의 마무리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마무리는 김서현(서울고)였다. 김서현은 150km/h를 넘나드는 속구를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최종 스코어는 3-2, 더욱 달아나는 점수를 내지는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웠지만 상대를 따라오지 못하게 저지하는 마운드의 힘만큼은 입증했던 경기였다.

"투수들, 연습 경기 거치면서 페이스 좋아지는 듯"

U-18 대표팀으로서는 이날 경기가 프로야구 팀과 가진 마지막 연습 경기였다. 특히 이날 경기도 태풍으로 인한 비로 경기가 취소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행스럽게 진행했다. 다음 날 있을 예정이었던 야구 프로그램 출연진과의 연습경기도 태풍의 여파로 불발되는 등 비와 태풍으로 인해 훈련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던 차였다.

대표팀 최재호(강릉고) 감독은 "프로야구 선배들에게 힘으로 붙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투수들 점검 차원에서 작전을 짰다. 그래도 역시 프로야구 선배들은 선배다운 경기를 하더라"며 "연습 경기 하면서 페이스가 좋아지는 것 같다. 이날 경기로 마무리도 잘 한 것 같다"라고 선수들의 점검 내용을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LG와의 경기를 미국과의 월드컵 경기를 갖는 것처럼 생각했다"면서, "상대에 따라서 실험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열린 U-18 대표팀과 LG 2군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박한결(경북고) 선수가 타석에 서 대기하고 있다.

4일 열린 U-18 대표팀과 LG 2군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박한결(경북고) 선수가 타석에 서 대기하고 있다. ⓒ 박장식

 
그러면서 최 감독은 "고등학교 어린 아이들이니 순간적으로 제구가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실전에서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그날 그날 찾아서 로케이션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월드컵에서의 마운드 운영 전략을 미리 드러냈다.

이날 마운드 위에서 투구를 펼친 윤영철 선수도 "월드컵에 가서 잘 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더욱 운동도 열심히 하고 전력으로 투구하는 느낌"이라며 달라진 느낌을 전했다. 특히 "가서 다치지 않으면서 좋은 성적 내는 것이 최선"이라며, "땅연히 우승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히려 잘 하는 친구들이 많이 같이 하니 U-18 대표팀으로 붙을 때가 훨씬 편한 느낌"이라며 덧붙인 윤영철 선수. 특히 다른 학교였기에 합을 맞출 일이 없었던 김범석 선수와도 자진해서 배터리를 맞춰 보고 있다고. "같이 대표팀에 나선 동헌이와 범석이의 리드가 비슷해서 다행스럽다"는 것이 윤영철 선수의 말.

월드컵에서 보게 될 많은 관중들이 부담되지는 않을까. 윤영철 선수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녹화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처음 던져봤는데, 그 때 너무 재밌었다"면서, "대회 가서는 물론이고, 나중에 프로 가서도 부담 안 갖고 재밌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7일 오전 한국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가진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는 비행기 위에 올랐다. 선수들은 플로리다 주 브랜든턴에서 열리는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해.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자정 캐나다와의 첫 경기를 갖는다. 캐나다와의 첫 경기는 SPOTV에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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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8 야구 대표팀 야구 고교야구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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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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