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큐멘터리 영화의 흐름과 한국 다큐멘터리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에 정상 개최를 선언했다. 31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내용을 소개하고, 영화제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올해 총 상영작은 53개국 138편으로 지난해 39개국 126편보다 다소 늘었다. 영화제 측은 온라인 상영과 부분 오프라인 상영으로 진행된 지난해 행사에 비해 오프라인 행사를 대거 강화하고, 창작자 지원 단위를 확대한다는 영화제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방역지침 준비,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
 
 3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3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정상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금 좋진 않은데 앞서 열린 영화제들도 오프라인 행사를 잘 치른 만큼 안전하게 방역지침을 세워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영화제가 자체 개발한 OTT 플랫폼 보다(VoDA)를 통해서도 80여 편이 상영된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호주 국적인 루크 코니시 감독이 연출한 <킵 스텝핑>이 선정됐다. 두 여성이 스트리드 댄스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장병원 수석프로그래머는 "여성이자 이민자, 비주류 문화인 거리 댄서라는 독특한 주인공의 정체성이 특징"이라며 "오랜 시간 펜데믹이라는 고통스러운 터널을 통과하면서도 좌절하지 말고 나아가자는 단순하면서도 용기 있는 메시지가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국제 경쟁, 아시아 경쟁, 한국 경쟁, 단편 경쟁 등 4개의 경쟁 부문을 담당한 강진석 프로그래머는 "루스 베커만, 압바스 파델 등 DMZ영화제와 인연이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 경쟁 부문 등에선 지정학적, 사회적 이슈가 있는 긴급한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특징"이라 소개했다.
 
코리안 쇼케이스 등 5개의 비경쟁 섹션을 맡은 채희숙 프로그래머는 "주요 작가로 입지를 쌓아온 김동원 감독, 김응수 감독 등의 신작을 소개하고 다큐멘터리와 관객과의 접점을 유도하는 취지의 섹션이 마련됐다"라며 "VoDA 플랫폼을 통해 창작자들에게 80%의 수익배분률을 보장하고, 올해부터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선해서 관객들에게도 다큐 관람 저변을 확대하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창작자 지원 플랫폼인 인더스트리 행사를 총괄하는 김선아 프로듀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랫폼으로써 한국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국가의 창작자들이 참여했다"라며 "올해 피칭에 참여하는 팀들에게 미리 200만 원씩 지원해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팬데믹 상황과 산업면에서 점점 위축되어 가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영화제 역할을 묻는 말에 정상진 집행위원장은 "다큐가 하나의 장르지만 영화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상영작이나 관객 수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다"라며 "DMZ영화제가 적극 나서서 영화제 자체의 성공 보단 다큐멘터리 자체에 집중해 저변 확대에 기여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VoDA를 개발한 것도 그런 취지다. 영화제 기간에만 집중하기보다 상시사업으로 다큐멘터리의 대중화를 목표로 해 경기도와 함께 나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장병원 수석프로그래머는 "한국 다큐멘터리 출품 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 건 사실이고, 독립 다큐멘터리 영역이 점점 축소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다큐가 풍요로운 환경이 아니었기에 영화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고민해야 한다. 예전 영화제가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거점이었다면 이젠 플랫폼 자체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걸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DMZ국제다큐멘터리는 오는 9월 22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개막식은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며 개막작 <킵 스텝핑> 주연 배우들이 내한해 댄스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임진각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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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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