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있다면, 미국에는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있다. 세월이 지나도 클래스가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이다.

세인트루이스는 30일(한국시간 기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서 13-4로 9점 차 대승을 거두었다.

2회초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는 등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인 타선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 가운데 3번타자 폴 골드슈미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8명의 타자가 안타를 기록했다.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푸홀스도 힘을 보탰다.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서 홈런포를 쏘아올린 알버트 푸홀스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서 홈런포를 쏘아올린 알버트 푸홀스 ⓒ 세인트루이스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


밀어서 담장 넘긴 푸홀스, 신기록까지 썼다
  
세인트루이스가 빅이닝을 완성한 2회초, 첫 번째 타석을 맞이한 푸홀스는 1사에서 상대 선발 체이스 앤더슨의 4구째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1사 만루서 토미 에드먼이 2루타를 치는 사이 득점까지 기록했다.

3회초에는 본인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무사 1루서 신시내티의 두 번째 투수 로스 디트와일러의 3구째를 그대로 밀어쳤고 타구는 우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볼카운트 0-2로 타자에게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으나 푸홀스는 개의치 않았다.

올 시즌 개인 15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694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푸홀스의 한 방으로 8점 차까지 달아난 만큼 일찌감치 세인트루이스가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푸홀스는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이 홈런이 갖는 의미가 남달랐던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다. 신시내티를 만나기 이전까지 693개의 홈런을 449명의 투수에게 기록했던 푸홀스는 이날 홈런으로 디트와일러를 포함해 무려 450명을 상대로 홈런을 생산한 메이저리그 첫 번째 타자로 남게 됐다.

6회초에는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이날 푸홀스의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전날보다 타율이 소폭 상승(0.273→0.277)했다. 8회말 돌입 이전에 놀란 고먼이 1루수를 맡게 되면서 푸홀스는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8월에만 8홈런... 심상치 않은 푸홀스의 페이스

올해 3월 연봉 250만 달러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을 당시 푸홀스는 올 시즌이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임을 선언했다. 친정팀에 돌아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게 푸홀스의 생각이었다.

시즌 초만 해도 푸홀스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5월과 6월 월간 타율이 1할대에 그치는 등 팀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다. 세월의 한계 앞에서 푸홀스도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그가 8월 '대반전'에 성공했다. 8월 타율 0.407(54타수 22안타) 8홈런 16타점으로 OPS는 0.907에 달한다. 전반기(7개)보다 후반기(9개)에 더 많은 홈런을 터뜨린 점도 눈에 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도 푸홀스의 활약에 힘입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는 건 700홈런 달성 여부다. 정규시즌이 끝나려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고 6개만 더 치면 700홈런 고지를 밟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700홈런을 때린 선수는 베이브 루스(714개), 행크 애런(755개), 베리 본즈(762명) 단 세 명뿐이었다. 푸홀스도 이 대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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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MLB 푸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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