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 JTBC


1차전은 일방적이었다. 정규이닝을 채우기도 전에 경기가 끝나면서 결과가 다소 싱거웠다. 2차전을 앞두고 단 3일의 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북일고등학교 선수들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야간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강 몬스터즈가 더 고민이 많았다. 정의윤과 정성훈, 주전급 야수 2명이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이승엽 감독은 할 수 없이 원래 작성했던 라인업을 버리고 새롭게 타순을 짜야 했다.

마운드 위에 가장 먼저 오른 투수는 오주원이었다. 한창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뛰던 2017년 4월 18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무려 1920일 만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유희관을 비롯해 대부분의 투수가 선발로 나설 수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한 이승엽 감독의 '결단'이었다.
 
 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 JTBC


이겼지만 만족할 수 없었던 경기

경기 초반만 해도 1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1회초에만 무려 7점을 기록해 상대를 몰아붙였다. 야수실책 1개를 시작으로 안타 2개, 사사구 4개까지 루상에 나갔던 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왔다. 내년 드래프트 최대어로 손꼽히는 투수 중 한 명인 김휘건은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북일고도 서서히 따라붙기 시작했다. '5이닝 2실점'을 목표로 세우고 등판한 오주원의 계획과는 달리 1회말 1점, 3회말 2점을 얻어내면서 야금야금 추격했다. 김채운의 솔로포를 포함해 6회말과 7회말에도 각각 한 점씩 뽑아냈다.

8회초 정의윤의 쐐기 2타점 2루타로 북일고의 추격을 뿌리친 몬스터즈는 8회말과 9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10-5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형들 대신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포수 윤준호는 3안타 활약으로 이승엽 감독을 흐뭇하게 했고 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의 표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과정'의 문제였다. 분명 경기 중반 이후 여러 차례 찬스가 있었음에도 허무하게 놓치기 일쑤였다. 심지어 이 감독은 '연습 부족'이라고 꼬집으면서 선수들에게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구원승을 거둔 이대은은 140km가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고도 피홈런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나머지 투수들의 컨디션이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었다. 북일고가 바짝 따라붙었다면 몬스터즈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계획대로라면 10경기가 끝난 이후 부진한 선수를 내보내야 했다. 경기 이후 한자리에 모였을 때 투수진에서 가장 부진했던 심수창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선수단 전원이 술렁였다. 다만 이날 경기로 8승 2패를 기록, 정확히 8할 승률을 달성해 방출자 없이 10경기를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29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북일고의 2차전 ⓒ JTBC


전성기가 지났다... 자신과 싸워야 하는 선수들

북일고와 2차전 도중 불펜에서 몸을 풀던 송승준과 장원삼을 집중하게 만든 선수가 있다. 이대은이었다. 현역 시절 자신의 홈 구장이었던 수원 KT 위즈파크서 등판해 최고시속 143km를 기록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이대은의 나이가 자신의 전성기 때였다고 했다.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39세,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불혹을 넘긴 선수도 적지 않다. 그나마 이대은이나 윤준호, 최수현, 류현인 정도만 젊은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현 시점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 이후다. 상대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출연자가 <최강야구>에 진심으로 임한다. 각자 시간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컨디션을 관리하고 몸을 만드는 중이다. 단순히 프로그램 폐지가 걸려 있는 것 때문만이 아닌, '프로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크다.

이날 경기를 통해 예정돼 있던 일정(30경기)의 1/3 지점을 돌았다. 남은 경기는 20경기로, 8할 승률(최소 24승)을 위해서 이들이 기록해야 하는 승수는 16승이다. 매번 실전감각과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야 하는 선수들이 고비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해진다.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U-18 청소년대표팀의 경기가 끝난 이후 현장을 찾은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U-18 청소년대표팀의 경기가 끝난 이후 현장을 찾은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 유준상


한편, 지난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U-18 청소년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고척스카이돔 현장에 무려 1만 6천여 명의 관중이 입장해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다만 공식 연습경기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이날 경기와 관련한 취재, 사진 및 영상 촬영이 일체 금지됐다. 장내 안내방송을 통해 현장 관중에게 이 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볼거리가 풍성했던 두 팀의 맞대결 결과는 추후 방송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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